왜 박태윤이 메이크업계의 ‘블루칩’이라 불리는가

▲ 지난 4일 본지와 인터뷰에 응한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태윤은 취재진이 신규브랜드 런칭에 대해 묻자 "새봄에 눈이 녹기전에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행복에 찬 미소를 지었다. <사진=이명수 기자>

[위클리오늘=임종호 기자] 최근 자신이 만든 국내 유명 코스메틱 브랜드인 ‘손앤박’을 떠난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태윤’이 지난 4일 ‘위클리오늘’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내년 봄 신규 브랜드 런칭계획’을 팬들에게 알렸다.

이날 인터뷰에 응한 박태윤은 ‘국내 내로라하는 톱 스타들이 앞다퉈 메이크업을 의뢰하는 것’으로 유명한 국내 리딩 메이크업 아티스트이다. 더욱이 친구인 손대식과 함께 만든 ‘손앤박’ 브랜드 제품군이 수년간 충성도 높은 마니아 층을 구성하며 하나의 시장을 형성해 업계에서는 그를 두고 ‘메이크업계의 블루칩’이라는 평도 내놓는다.

특히 업계 전문가들은 “박태윤의 공식 계정인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5만5000여명에 달한다”며 이는 일반 방송연예스타의 팔로워와 달리 실시간 메이크업 정보를 공유하고자 하는 다수의 소비자들이 포함돼 있어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다고 귀뜸한다.[편집자 주]

Q 많은 마니아들이 ‘손앤박’을 떠나게 된 것에 대해 많은 아쉬움을 표하는데?
A 말 그대로 다사다난 했다. 다만 현재의 손앤박 회사의 구조와 운영방식으로는 ‘우리의 열정과 추구하는 가치를 구현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래서 새로운 길을 가게 된 것이다. 친구 손대식과 수년간 잠을 설치며 브랜드 완성을 위해 보낸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친다. 이 때문에 아쉬움도 많고 다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회한도 있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 모두가 우리에게는 소중한 추억이자 미래를 여는 자산이다.

Q 오히려 팬들은 두 사람의 새로운 브랜드 시작 시점에 대해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구체적인 계획이나 일정이 있는가?
A 올겨울 내린 눈이 다녹기 전에는 신규브랜드를 공개하고 싶은 욕심이다. 다만 생각과 현실은 다르니까 (웃음) 그 동안 겪은 다양한 어려움이나 시행착오를 집대성해 이번 프로젝트에 모든 것을 쏟아 넣으려는 생각이다.

Q 브랜드명은 선정됐는지?
A
 주변에 다양한 전문가들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 오히려 브랜드 명보다는 그 안에 ‘무엇을 담아야 하나’라는 근원적 화두에 대해 초심으로 돌아가 고민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나와 손대식, 함께 준비하는 이들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더 고민해 나가고 외견에 나타나는 ‘브랜드 명’은 지금까지 성원해준 팬들과 함께 고민하려 한다. 일정한 시기가 되면 공식계정을 통해 ‘브랜드 명 공모’도 해 볼 생각이다.

Q ‘무엇을 담을 것인가?’라는 근원적인 화두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해 준다면?
A 결국 소비자가 만나는 것은 향후 우리가 생산하는 다양한 제품이다. 하지만 우리가 고민하는 것은 ‘우리는 단순한 상품을 파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소비자 각자에 맞는 메이크업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다. 나와 손대식 군은 사업가 이전에 메이크업 아티스트이기 때문이다.

Q 제품과 별도로 제공되는 ‘메이크업 솔루션’에 대해 좀 더 설명해 달라
A 영업비밀이다(웃음). 인터뷰를 통해 개별사안에 대해 설명하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메이크업은 개개인의 특성에 맞춰 특화된 방식으로 구현돼야한다. 하지만 현재의 소비자 구매 패턴은 유명아티스트나 전문가들이 사용한다는 단순한 이유로 해당제품을 구매해 쓰는 우매를 범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는 현재 메이크업 시장의 일반적인 마케팅현상과도 그 맥을 같이 한다. 대중 매체를 통해 전달된 강력한 광고 카피는 소비자에게 환상을 심어주기 쉽다. 이 때문에 나는 소비자들에게 ‘메이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한 줄의 광고 카피문구가 아니라 자신에 맞는 솔루션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Q 처음 메이크업 분야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A 고등학교 때 서양화를 공부했고 대학에서 패션디자인을 공부했다. 관련분야이기도 하고 친구인 손대식 군이 나보다 몇 해 전 이 분야에 뛰어들어 자연스레 관심을 두게 됐다. 김춘수 시인의 ‘꽃’에 실린 말처럼 메이크업에 의미를 부여하자 그 때부터 다양한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특히 언제가 서점을 방문했는데 여러 유명잡지들의 표지에 실린 유명연예인들의 사진을 보며 문뜩 ‘아름답고 화려한 메이크업에 감동도 받았지만 왜 모두가 똑같은 방식인가?’라는 의구심을 갖기도 했다. 사람의 생김새와 피부톤 등이 모두 다른데 상당수의 메이크업 방식이 대동소이했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는 ‘내가 해보면 이보나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했다(웃음)

Q 아티스트 손대식을 평가한다면?
A 메이크업과 자신을 동일시 여긴다고 하면 적당한 설명일까? 영락없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다. 친구지만 그의 메이크업에 대한 열정을 통해 가끔씩 흐트러지는 내 자신을 추스르기도 한다.

Q 독자들에게 메이크업에 대해 조언한다면?
A 메이크업은 숨겨진 자신을 찾는 과정이다. 유명 연예인 스타일이나 유행 등에 무조건 반응할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솔루션을 찾아야 한다. 일례로 ‘두꺼운 일자눈썹’이 유행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따라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메이크업의 본질을 이해자지 못하는데서 발생하는 것이다. 결국 이제는 메이크업도 자신에 맞는 방식, 즉 DIY(Do It Yourself)시대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Q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한마디 한다면?
A 거듭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있다. 이제는 ‘자신에게 맞는 메이크업 방식을 찾는 시대다’. 이를 위해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나도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함께 관심 갖아주고 응원해 주시기 바란다. 특히 이번 신규 브랜드는 ‘함께 만들고 함께하는 것’에 방점이 있으니 브랜드명을 만들 때부터 함께 참여해주시기를 희망한다.

취재진이 첫인사를 나누었을 때 박태윤은 미소년같은 여린모습으로 수줍은 인사를 건내왔다. 하지만 이내 그는 취재진의 다양한 질문에 막힘없는 또렷한 목소리로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밝혀 나갔다. 강하지 않았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설명하기 힘든 에너지가 넘쳐났고 그것은 이내 ‘그가 자신의 일을 즐길 줄 아는 프로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는 방증이었다. 짧은 인터뷰 시간동안 취재진은 아티스트이면서도 메이크업 시장 자체를 통렬히 분석하고 있는 그를 통해 ‘왜 그가 메이크업계의 블루칩이라 불리는가’에 대한 해답에 다가설 수 있었다.

▲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태윤이 지난 4일 위클리오늘과 진행된 단독인터뷰에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이명수 기자>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