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치 하락, 전통적 투자자산에 밀리는 디지털 화폐의 현주소

"11월이 바닥일까"…비트코인, 1억3100만원대 횡보 암호화폐 시장의 불안정성: 비트코인 하락세의 배경 분석

2025-11-26     전혜은 기자

올해 비트코인은 최고점 대비 약 30% 가까이 하락하며 주요 자산 수익률에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다. 한때 고성장 투자처,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 포트폴리오 다변화 자산으로 평가받던 비트코인이 이 세 가지 역할에서 모두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금리 하락과 위험선호 둔화가 겹친 시장 환경에서도 비트코인은 금과 같은 전통 안전자산에 비해 약세를 면치 못했다. 나스닥과 장기채, 신흥국 지수 등 대부분의 주요 자산에도 비해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비트코인 ETF 출시 후 유입된 자금의 평균 매수 단가와 거의 동일한 9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을 상징적인 순간으로 보고 있다. 이는 평균 비트코인 ETF 투자자가 손실 상태에 빠졌음을 의미하며, 옵션 시장은 올해 말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넘길 확률을 5% 미만으로 보고 있다.

비트코인이 미국 9월 고용지표 발표 이후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며 1억2000만원 후반대로 주저앉았다. 21일 오후 1시20분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1.6%대 낮아진 1억2700만원대, 달러 기준 85870달러 대에 거래 중이다. 이날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센터 전광판에서 비트코인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2025.11.21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부진의 원인으로 지난 달 대규모 레버리지 포지션이 증발한 심리적 충격과 거시경제 압력을 지목한다. 아시아 성장 지표 부진, 중국 증시 약세, 기술주 조정 등으로 위험자산 전반이 흔들리며 비트코인의 변동성도 커졌다.

미국 비트코인 ETF에서도 자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상반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있었으나, 가격이 다시 떨어지자 투자자들은 방어적인 태세로 전환했다. ETF 구조가 가격 변동성을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여전히 트럼프 재선 이전 가격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장기 성과를 보면 주요 자산군에 비해 우수한 구간도 있다. 다만, 올해를 기준으로 볼 때,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이나 독립 자산으로서의 기대는 흔들리고 있다.

비트코인의 향후 흐름은 금융시장 내에서 암호화폐가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것이며, 9만 달러가 단기적인 주요 분기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가격대를 지키면 시장 심리가 반등할 여지가 있으나, 하회하면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