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배운철 소셜미디어전략연구소 대표] 지난 2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애플은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를 선보였고 새로운 운영체제인 ‘매버릭스’도 발표했다. 지난 iOS7 발표에 이어 이번 애플의 신제품 발표를 보면서 느낀 점은 스티브 잡스 체제하의 애플과 팀 쿡 체제하의 애플이 상당히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전과 같은 신비주의나 제품 발표일까지 보안이 철저하게 지켜지던 모습은 거의 사라졌고 제품에 대한 혁신성도 크지 않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팀 쿡은 스티브 잡스와 달리 철저하게 시장과 소비자를 겨냥하여 차근차근 단계별 제품을 출시하고 있어 생각보다는 안정적으로 애플을 잘 끌고 가고 있다고 평가할만하다.

애플의 이번 발표에서 눈의 띄는 점은 새로운 운영체제인 ‘매버릭스’를 무료로 배포한다는 점이다. 더불어 사진관리 도구인 아이포토, 동영상 편집도구인 아이무비, 음악편집 도구인 개러지밴드를 포함하는 아이라이프 제품군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군에 대항할 수 있는 페이지, 넘버스, 키노트를 담은 아이웍스 제품군도 이제부터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애플의 이번 무료 정책은 향후 애플 노트북 제품의 매출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팀 쿡의 이러한 무료 전략은 애플이 장기적으로 애플 제품군 전체를 디지털 소비자들에게 확산시키기 위한 전략인 동시에 동일한 이용자 환경을 제공하는 최대의 플랫폼 사업자로 나가기 위한 중요한 의사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팀 쿡이 스티브 잡스의 혁신적인 제품 개발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아이패드 미니를 출시하면서 소비자와 시장에 대응하는 전략과 운영체제를 비롯한 핵심 소프트웨어 군을 무료로 제공하는 의사결정은 팀 쿡의 회사 운영전략을 잘 반영하고 있다.

팀 쿡 체제하에서 애플의 발표는 다양한 연사가 등장하는데 이제는 이러한 방식도 애플의 팀웍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봐 줄 수 있을 듯하다. 애플의 혁신성은 디자인 총괄책임을 맡고 있는 조나단 아이브를 통해서 이어가고 있다. 이제 팀 쿡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던 전임 최고경영자의 그늘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듯하다. 이미 경영실적 부진의 이유로 애플에서 한번 물러난 적이 있었던 스티브 잡스는 팀 쿡이라는 후임자를 선정하면서 이런 부분까지도 염두에 두지 않았을까 한다.

애플의 이번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 제품 출시로 삼성전자의 ‘갤노트 10.1’과 LG전자의 ‘G패드 8.3’ 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게 생겼다. 애플의 발표와 같은 날 아부다비에서는 노키아 월드가 열렸고 여기서 노키아는 ‘루미아 2520’ 제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윈도우 8.1 RT 운영체제들 채택한 제품이다. MS가 윈도우 8.1을 출시하고 이틀 만에 배포를 중단하는 일이 생겨서 운영체제의 안정성 면에서는 실망을 안기고 있다. 매버릭스의 반응이 호의적이라면 앞으로 디지털 디바이스의 시장에서 애플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시장점유율은 압도적이며 윈도우 이용자층도 넓어서 애플의 국내 사업성과는 얼마나 성장할지 불투명하다. 게다가 애플이 국내 앱스토어 매출에 대한 세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개인 개발자들에게 사업자 등록증을 등록하도록 한 조치는 많은 국내 애플 이용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이번에도 1차 출시국에서 한국은 빠졌는데 애플의 한국내 사업전략에 변화가 있을지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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