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이홍규 현대증권 광산지점장] 언제부턴가 인재라는 단어 대신에 인적자원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사실 이 말은 효율을 최고의 가치로 신봉하는 신자유주의적 가치가 스며있는 어휘라 휴머니즘의 전통이 굳건한 유럽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인간을 하나의 물화된 대상으로 본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신자유주의의 세례를 받은 영미를 위시한 일본과 우리의 경우에는 별다른 이물감 없이 이 단어를 사용한다. 회사의 인사부는 이제 HR(Human Resources)이고 국가의 백년대계인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 부처의 정식 명칭 역시 교육인적자원부다.

이는 사실 편의 측면보다는 사상이나 철학의 측면이 더 강한데 아무튼 인재 혹은 인적자원은 가장 주요한 경제성장의 요소 중 하나로 분류되어 왔다. 아무리 많이 사용하더라도 결코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쓰면 쓸수록 그 가치가 증가하는 화수분 같은 자본은 무엇일까? 제대로 인성을 갖추지 못한 졸부의 자식들이 부모의 부를 탕진하는 것만 보더라도 돈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아무리 사용해도 계속 가치가 증가하는 자본은 바로 인적자본 혹은 지적자본이라고 할 수 있는 지식이다.

“수중에 있는 돈은 힘으로 빼앗을 수 있지만, 사람에게 내재된 역량은 무력으로도 훔쳐가지 못한다.” 세계 3대 화상으로 꼽히는 대만 포모사그룹 왕융칭(王永慶) 회장의 말이다. 무려 3000년 이상 유랑생활을 거듭해야 했던 유태인들 역시 무엇보다도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혜의 보고로 일컬어지는 탈무드에 내포된 것도 생존을 위하여 지식과 교육을 가장 우선시한 것이다. 지식만 있다면 쓰러져도 재기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었다. 중국 역사에서 가장 격렬했던 춘추전국시대에 공자, 손자, 장자 등 제자백가가 일제히 쟁명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지적 자본이 충실하다면 생존은 물론 천하통일까지도 이룰 수 있었다.

정보기술과 과학의 발달로 세상을 둘러 싼 변동성이 역사 이래 가장 격렬한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오늘의 성공이 내일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 시대, 현재의 평안함이 내일까지 이어지리라고 아무도 보장해주지 않는 시대이다. 이러한 변동성의 시대에 우리는 지적 자본인 지식을 충분히 쌓아두어야만 하며 이는 현대라는 이름의 이 시대를 무사히 살 수 있는 든든한 화수분이다. 아무리 힘든 일이 닥쳐와도 머리속의 지식과 지혜 그리고 경험이 쌓여 있다면 두려워할 것은 없다. 비록 최악의 상황에 처하더라도 그것들은 빼앗아 갈 수도 없는 것이다.

주식시장은 현대사회와 마찬가지로 매순간 격렬한 변동성이 존재하는 아노미와도 같은 곳이다. 변동성이 클수록 지적 자본의 존재가 중요해짐은 진리이며 변동성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주식시장에 임하는 투자자는 지식과 지혜로 무장해야 한다. 지식과 지혜는 현명한 판단을 만들고 현명한 판단은 성공을 담보한다. 부지런히 독서하고 왕성한 호기심을 유지하고 밝은 눈과 열린 자세를 가질 때 지식과 지혜는 더욱 커지게 마련이며 이것은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최선의 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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