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밤' 이야기

아시아 최대 영화제로 성장한 부산국제영화제에는 국내외 정상급 스타들이 대거 몰려든다. 중화권 최고의 인기배우 탕웨이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사회를 맡았을 정도다. 이처럼 정상급 스타들이 대거 몰려드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또 다른 재미는 늦은 밤 술자리를 즐기는 스타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일본 팬들에게까지 이런 사실이 알려져 스타들이 자주 오는 것으로 알려진 술집 부근에는 일본 아줌마 팬들이 몰려들 정도다. 스타들이 달구는 부산 해운대의 밤을 지상 중계한다.

▲ 아시아 최대 영화제로 성장한 부산국제영화제. [사진=뉴시스]

     최고 명소 포장마차촌

최근 몇 년 사이 부산국제영화제 최고의 명소로 떠오른 곳은 다름 아닌 해운대 포장마차촌이다. 저녁이면 ‘포차’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는 배우들을 종종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포장마차촌에 가면 한 집 건너 한 명씩 스타들을 만날 수 있다는 얘기기 나올 정도다. 

개막식이 열린 4일 밤에는 정석원 손은서 등이 포장마차촌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석원은 드라마 KBS 월화드라마 <해운대 연인들>에 출연해 최근까지 부산에 머물렀던 터라 부산과 해운대가 친숙하다. 이날 정석원은 친한 동료 배우와 소속사 관계자 등과 함께 포장마차촌을 찾았다. 

손은서 역시 현재 부산에서 가까운 울산에서 MBS 주말드라마 <메이퀸>을 촬영하고 있다. 때마침 드라마 촬영 일정도 조금 여유가 있어 하루 전인 3일 부산에 왔다는 손은서는 매니저 등과 함께 포장마차촌을 찾았다. 손은서는 3일 밤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해운대 포장마차촌을 찾았다고 한다.

     이병헌 열애가 최대 악재(?)

포장마차촌에는 일본 중년 여성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대부분 부산국제영화제에 맞춰 부산을 찾은 한류 팬들이다. 이미 해운대 포장마차촌은 일본 팬들 사이에서도 유명 장소가 됐다. 특히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장근석이 자주 포장마차촌에 출몰해서 화제가 됐는데 장근석이 소탈하게 팬들과 어울리는 모습은 일본에서도 크게 화제가 됐다고 한다.

포장마차촌에서 만난 한 60대 일본 여성은 “이병헌의 결혼하기 전 모습을 직접 보기 위해 부산에 왔다”면서 “팬으로서 물론 축하할 일이지만 이병헌이 결혼한다면 조금은 서운할 것 같기도 하다”고 밝혔다. 

캐나다와 영국 등에서 할리우드 영화 <레드2>를 촬영 중인 이병헌은 본래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 불참할 계획이었다. 그렇지만 촬영 스케줄에 여유가 생기면서 이병헌의 참석이 가능해졌다. 이병헌은 거의 매년 부산을 찾을 만큼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애착이 큰 배우다. 영화 <나는 비와 함께 간다>를 들고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14회 부산국제영화제 당시에는 함께 출연한  외국 배우 조쉬 하트넷, 기무라 타쿠야 등과 함께 부산 시내에서 술자리를 갖기도 했다. 

그런 만큼 이병헌을 보기 위해 부산을 찾는 일본 팬들도 많았다. 우스갯소리지만 한 부산국제영화제 관계자는 "이병헌이 결혼한다면 그게 부산영화제 최대의 악재가 될지도 모른다"고 얘기할 정도다.   
 
     ‘해운대 전문 배우들’ 술자리 주도

올해 들어 유독 부산에서 촬영한 드라마가 많았다. 특히 부산 해운대가 주된 무대인 드라마가 적지 않았는데 <해운대 연인들>은 아예 드라마 제목부터 해운대를 내세웠으며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은 드라마의 주요 배경을 해운대 소재의 종합병원으로 설정했다. 그만큼 올해 부산에서 몇 달씩 머물며 드라마를 촬영한 배우들이 많다는 것. 이런 상황이 스타들의 분산 효과를 가져왔다. 

예년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스타들을 자주 볼 수 있는 장소는 대부분 해운대로 한정됐다. 해운대 해변을 중심으로 왼편에 위치한 미포 일대의 횟집들과 오른편에 위치한 해운대 포장마차촌에 스타들이 자주 나타나곤 했던 것. 올해 역시 영화 관계자들은 미포 일대와 포장마차촌에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대표적인 인물은 4일 밤 해운대 포장마차촌을 찾은 영화감독 곽경택이다. 

반면 해운대 일대에서 스타들이 술을 마시는 장면은 다소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한 연예계 관계자는 “부산에서 장기간 머물며 드라마를 촬영한 배우들이 해운대 이외 지역의 맛집들을 개발해 동료 연예인들에게 소개해 그런 곳으로 간 이들이 많다”면서 “특히 배우 A가 서면의 한 룸살롱을 강력 추천해 영화제 기간에 거기에 직접 가보겠다는 남성 스타들도 여럿 되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스타기획사의 룸살롱 회식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인의 축제지만 연예관계자들의 축제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연예기획사들은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끝난 뒤 부산에서 회식을 한다. 제법 규모가 큰 연예기획사들은 소속 연예인 10여 명과 매니저 등 직원 수십 명이 참석해 부산 시내의 술집을 아예 통째로 빌리기도 한다. 실제로 한 연예기획사는 부산 서면의 룸살롱을 통으로 빌려서 회식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렇다며 접대 여성까지 부르는 것은 아니고 조용히 술자리를 갖기 위해 룸살롱을 빌리는 것이다. 

해운대 소재의 클럽에도 연예인들이 자주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올해는 방송인 지석진이 운영하는 클럽에 연예인들이 자주 나타났다. 과거에는 몇몇 남자 연예인이 해운대 소재의 나이트클럽에서 무리하게 부킹을 즐기다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지만, 최근 몇 년 동안에는 그런 일이 많이 줄어들었다. 워낙 스타들의 밤풍경이 많이 기사화되면서 스타들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선 다소 자재하는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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