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지역 편중 여전...호남 189명 중 6명 불과

▲ 10대 그룹 상장사 사장급 이상 임원(GS그룹의 GS칼텍스 포함) 자료=CEO스코어 제공

[위클리오늘=안정만기자] 국내 10대 그룹 사장의 80%가 서울이나 영남 소재 명문고등학교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호남출신 고교 졸업생 중에서는 삼성(1명), 현대차(3명), SK(2명) 등에 그쳐 대조를 보였다.
13일 경영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10대 그룹 93개 상장사 사장(직급기준) 189명의 출신고교와 지역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79.9%에 해당하는 151명이 서울이나 영남의 명문고교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8명 서울·영남 명문고 출신
 
실제 이들의 고교 출신 지역을 보면, 경기고·서울고·경복고·중앙고·용산고 등이 포진한 서울이 전체의 절반을 넘은 95명(50.3%)의 사장을 만들어 내 여전히 독보적인 자리를 지켰다. 과거 전국 인재들이 모였던 일류고교 경기고(17명)·서울고(12명)·경복고(11명) 등의 순위를 보였고 경복고와 중앙고가 나란히 11명을 배출해 눈에 띄었다. 용산고(8명), 서울사대부고(4명), 신일고(4명) 등이 뒤를 이었다.
영남의 경우 부산고·경남고·경북고·경북사대부고·동래고 등의 약진으로 전체 30%에 육박하는 56명의 사장을 배출시켜 ‘영남의 힘’을 과시했다. 부산 라이벌 부산고(9명)와 경남고(6명)가 서울의 아성에 도전, 5위와 7위에 올라 선전했다. 대구 명문 경북고(5명)와 경북사대부고(5명) 역시 나란히 공동 8위에 오르는 성과를 올렸다. 부산 동래고(4명)가 서울사대부고·신일고와 함께 공동 10위를 기록했다. 또 대구고·계성고·대전고·마산고가 서울의 대광고·보성고(이상 3명)와 함께 공동 13위에 랭크됐다.
 
경기·충청·호남 전체 4%에도 못 미쳐
 
경기(6명), 충청(7명), 호남(6명) 등은 전체 4%에도 못 미치는 대기업 사장 등용률을 보였다. 특히 호남은 광주 명문 광주고와 광주일고가 각각 2명씩의 사장을 배출하는데 그쳐 “법조계나 언론계, 문화예술계에는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도 기업 특히 대기업 분야에는 진출이 적었다”는 세간의 지적을 그대로 반증했다.
이밖에 지대섭 삼성사회공헌위원은 유일하게 시 단위가 아닌 강원 고성군의 거진종합고를 나와 대기업 사장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중공업의 김징완 상담역 역시 지금은 대구광역시가 됐지만 예전에는 면단위 학교인 현풍고 출신으로 사장이 됐다. 에스원의 윤진혁 사장은 부산공고 출신이다.
 
삼성 ‘서울고’ vs 현대차·LG·SK ‘경기고’
 
그룹별로 살펴보면 삼성그룹의 경우 서울고 출신이 유난히 많은 반면 현대차와 SK, LG그룹은 경기고 출신 사장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그룹은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 김재권, 우남성 삼성전자 사장, 김석 삼성증권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등 서울고 출신들이 돋보였다. 그룹 수뇌부인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표적인 서울고 출신이다. 이에 비해 경기고 출신은 삼성물산의 김신 사장이 유일했다.
LG그룹은 이희국 LG기술협의회 의장을 비롯, 경기고 출신이 5명으로 주류를 이뤘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은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최한영 현대차 부회장, 김신배 SK그룹 부회장 등 경기고 출신이 각각 4명씩 포진해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지역 명문고교 출신들이 주름잡고 있는 가운데 영남지역 고교출신들이 도전하는 형태를 보였다. 삼성의 경우 영남지역 고교 출신이 17명으로 다른 그룹에 비해 유독 많았고, 롯데 그룹은 서울 출신고가 4명인데 반해 영남 출신고는 8명이나 돼 눈길을 모았다.
호남출신 고교 졸업생 중에서는 삼성(1명)과 현대차(3명), SK(2명)에 약간명이 있었을 뿐 다른 그룹에는 아예 없었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80%에 육박하는 대기업 그룹 사장들이 서울과 영남의 명문고 출신들이어서 이들 지역 고교 출신이 아니고서는 유명기업의 사장 명함을 달기는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게 결론”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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