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김장훈 얽히고설킨 ‘형제 비사’ 전말

 

▲ 최근 갈등을 빚어온 가수 싸이(오른쪽)와 김장훈이 10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메르세데스 벤츠 Night of Stars 2012 행사에서 만나 화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연예계에는 유독 절친하게 지내는 연예인들이 있다. 이런 친분을 바탕으로 인맥도가 그려지기도 하고 다양한 훈담이 소개되기도 한다. 김장훈과 싸이가 대표적인 경우다. 김장훈은 절친한 후배 싸이가 두 번째 군 복무를 하던 도중 군부대 문턱이 닳도록 면회를 다녔다. 군 전역 이후 이들은 함께 전국 투어 공연을 다니며 관객들에게 최고의 무대를 선사했다. 이런 두 사람의 감정 대립이 최근 며칠 동안 한반도를 뒤흔들었다. 심지어 김장훈은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결국 두 가수는 전격 화해했지만 대중들 입장에선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그런 궁금증들을 따라가 본다. 


“재상아  미안하다”
“형 건강이 우선이야”


왜 자살을 시도했나
연예계의 대표적 ‘형제’로 꼽힐 정도로 우애가 깊던 김장훈과 싸이. 둘 사이에 얽히고설킨 문제가 심각한 갈등설로 비화된 것은 지난 10월 초였다. ‘사건’은 김장훈이 자신의 ‘미투데이’에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올리면서 비롯됐다. 당시만 해도 싸이의 연루 가능성은 언급되지도 않았다. 곧이어 싸이와 불화 때문이라는 루머가 시작됐고 두 가수의 관계는 극도로 악화됐다. 그리고 며칠 뒤 당시 김장훈이 실제로 자살을 시도해 병원에 실려 갔었다고 알려지면서 대중들의 충격은 더욱 컸다.

대략 한 달 이전부터 연예관계자들이나 연예 기자들은 싸이와 김장훈 사이에 불안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고 있었다. 우선 공황장애 등으로 인해 최근 김장훈이 많이 힘겨워하고 있던 데다 싸이가 김장훈을 떠나 YG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한 뒤 공연 도용 등으로 인해 김장훈이 상당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결국 사건은 싸이가 지난 4일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대규모 무료 공연을 가진 직후에 벌어졌다. 아쉽게 빌보드차트 1위 등극엔 실패했지만 싸이는 시청 앞 광장에서 전 국민과 함께 즐겁게 노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몇 시간 뒤인 5일 새벽 1시 30분경 김장훈은 자살을 시도했다.

시점으로 놓고 볼 때 김장훈의 자살 시도에 싸이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필이면 싸이의 대규모 길거리 공연 직후 김장훈이 자살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싸이 때문에 김장훈이 자살을 시도했다고 볼 수도 없다.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이 김장훈을 자살 시도라는 절박한 상황까지 몰아가는 과정에서 싸이가 일종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두 사람 갈등의 진원지는?
김장훈과 싸이의 불화설을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다양한 설들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설에 머물던 두 사람의 불화설은 MBC 이상호 기자가 <이상호의 발뉴스>에서 “싸이가 김장훈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관계를 정리하면서 김장훈의 공연 노하우와 스태프들을 데리고 나갔다더라”고 언급하면서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국제가수가 됐더라도 싸이의 행태를 검증해야 한다는 측과 김장훈이 괜히 싸이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측의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된 것.

김장훈과 싸이가 함께 한 ‘완터치’ 전국투어 콘서트에 참여했던 한 가요관계자는 “이건 누가 옳고 그르고를 따질 일이 아닌 감정의 문제일 뿐”이라며 “서운하고 아쉽고 때론 배신감도 느낄 수 있지만 이건 이성적인 사안이 아닌 감정적인 문제였다. 절친한 사이였던 두 사람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였는데 언론이 너무 몰아갔다. 김장훈은 직접적으로 싸이를 언급하지 않았는데 언론이 대신 싸이를 언급하며 일을 너무 키워버렸다”고 아쉬워했다. 

 ‘전격 화해’ 결심한 이유
결국 싸이가 김장훈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아가 화해의 모습을 보이면서 불화설도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싸이 측에서 이 사실을 기사화하자 김장훈이 다시 격분했다. 게다가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생 고희정 씨가 싸이를 고소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는 분위기가 됐다. 

그렇지만 지난 10일 밤 서울 장충동의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 행사의 싸이 무대에 예고 없이 김장훈이 찾아와 전격 화해를 했다. 김장훈이 가져온 소주를 두 가수가 러브 샷 했고 무대 위에서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김장훈은 “재상아 미안하다”고 했고 싸이는 “난 상관없으니 형 건강이 우선”이라 화답했다.

다음 날 오전 김장훈은 전격 화해의 까닭을 자신의 미투데이에 올렸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우선 외신에도 (불화설 관련) 보도가 나온다기에 꼭 풀자는 현실적인 생각을 했으며 훈련소 갈 때 둘이 손 꼭 붙잡고 가던 생각, 추석 때 외박 못 나와 면회 가서 부대 앞에서 술 마시던 생각 등 낭만적인 추억을 떠올리며 마지막까지 갈등하다 싸이의 무대를 찾았다는 것. 그렇게 이들의 불화는 일단 막이 내렸다. 
 
김장훈 해외로 떠나는 까닭
항간에선 김장훈이 공황장애 등으로 불안한 상태라 다시 미투데이에 싸이에 대한 공격적인 글을 남길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들려오기도 했다. 그만큼 김장훈은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로 알려져 있고 ‘전격 화해’ 당시 싸이도 김장훈의 건강을 가장 강조했다.

싸이와의 화해가 이뤄졌음에도 김장훈 측은 보도 자료를 통해 앞으로 3년가량 한국을 떠나 중국과 미국 등 해외 활동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장훈은 이 자료에서 “(한국에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계속 수면제 및 공황장애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이제는 나의 이성으로 제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에 몇 년이라도 떠나서 마음을 비우고 넓어진 마음으로 돌아와 잘살고 싶다”며 “한국이 싫어서 떠나는 게 아니라 너무 사랑하기에 이곳에서 잘살고 싶어서 떠나는 것이다. 그러나 떠나서도 독도 및 지속적으로 돌보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관리는 더 깊이 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자살 암시 글을 올린 뒤 실제 자살을 시도하고 싸이와의 불화를 겪고 전격 화해에 이른 복잡한 과정에 대한 ‘해답’이 바로 이 글에 담겨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분명 김장훈은 현재 건강이 좋지 않아 보이고 본인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동안 국내 무대에선 그를 보기가 쉽지 않겠지만, 싸이와의 불화설 따윈 잠시 잊고 그냥 그를 기다려주는 것이 우리 가까이에 있던 김장훈이라는 가수에 대한 대중의 배려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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