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봉, 40년만의 연극 ‘3월의 눈(한)’ 3월3일 개막

▲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래주 기자] “이 작품엔 모든 이들의 삶의 한 대목이 녹아있지 않을까”

3월3일 개막을 앞둔 연극 ‘3월의 눈’의 배우 변희봉이 공연 준비과정에서 한 말이다. 그는 “늘 기다려 왔다. 진한 살 냄새 나는 작품을. 인생사는 얘기를요”라면서 “‘3월의 눈’은 그 풍김이 참 남달랐다. 꼭 한번 만나고 싶은 작품이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변희봉은 성우로 연기생활을 시작했다. 1960년대 중반 고 차범석 연출가의 극단 ‘산하’에서 만난 연극무대는 새로운 돌파구가 되었다. 이제 40여년 만에 그 무대로 돌아간다. 국립극단에 따르면, 변희봉은 3월 1~28일 서계동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하는 ‘3월의 눈’에 캐스팅됐다. 원로배우 백성희(88)·장민호(1924~2012)에게 헌정한 2011년 초연작이다.

배경은 3월 중순 시골 마을의 고즈넉한 한옥.
일제 해방부터 6·25전쟁, 군부 독재 등 근현대사의 회오리 속에서 평생 살아온 한옥을 떠나기 하루 전 노부부 ‘이순·장오’의 일상을 오롯이 보여준다. 실재와 환상을 오가며 사라짐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구성이 일품인 작품이다.

사람들에게 제 살점을 다 내주고 결국 극 후반에 뼈대만 앙상하게 남는 고택, 벽을 제외한 모든 도구가 통째로 박물관에 팔리는 이발소, 재개발 열풍 속에서 평생 살아온 집을 떠나야 하는 장오의 모습을 묵묵히 그린다.

노부부가 떠나야 할 시간을 얼마 남겨놓지 않고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느릿하게 주고받는 이들의 대화는 아련한 감동을 준다.

변희봉은 장오를 맡아 초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이순을 연기하는 백성희와 호흡을 맞춘다. 지난해 재공연에 출연한 박혜진(55)이 백성희와 함께 이순을 번갈아 연기한다.

국립극단 측은 “이것은 연극이 아니라, 인생”이라는 기획의도를 밝혔다. 또 “지난 11월2일 한국 연극계의 큰 별, 장민호 선생을 떠나보냈다”며 “그의 마지막 작품이 ‘3월의 눈’이다”며 그를 추모했다. 연출 손진책 국립극단 예술 감독, 극본 배삼식, 무대미술가 박동우, 의상디자이너 최보경 등 초연부터 힘을 보탠 스태프들이 참여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