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처음부터 허황된 꿈
대북 관계, 이제 우리도 對敵 관계로 전환하라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북녘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결국 폭발음과 함께 역사 속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화해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16일 오후 순식간에 폭사해 운명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남 협박성 발언이 있은 지 사흘만이다.

매스컴을 통해 본 폭파 당시 영상에서 지난 2010년 11월에 있었던 서해 연평도 포격 장면이 떠오른다. 순간 분노가 치민다.

북녘 집단 보다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과 북의 무력 도발에도 침묵하거나 감싸는 정치권 인사를 향한 육두문자가 절로 나온다.

하지만 일부 매체는 이번에 폭사한 연락사무소를 두고 남북평화의 상징이었느니, 탈북한 새터민의 대북전단이 북녘 최고존엄의 심기를 불편케 해서 벌어진 일이라느니 하며 정부를 두둔하는 행태를 보이거나 오히려 북의 입장에 서서 그들의 논리를 대변하고 있다.

남북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일부 맞는 말인 듯 하지만 혹세무민하는 ‘뻥’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이 남북의 긴장을 어느 정도 완화시키고 남북 상생 발전에 상당 부분 기여한 측면도 분명 있지만, 자기의 입맛 따라 언제나 우리 정부를 탓하고 조롱하며 상호 합의를 밥 먹듯 어겨 온 카멜레온 같은 북녘 권력자와 잘해보겠다는 생각 자체가 허황된 망상이었다.

왜 우리 정부는 북에게 올인하나. 북에게 매번 퍼주고도 얻어맞고 당하기만 하나.

북이 우리의 배려를 헌신짝 버리듯 우리 국민의 혈세가 들어간 상생의 정표(情表)를 폭발시켜도 그간 줄곧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외쳐온 김연철 통일부 수장은 같은 날 국회에서 “예고된 부분”이라고 밝혀 필자는 큰 충격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가 그간 공들여 올인하다시피 한 대북 정책의 결과가 포말처럼 흔적 없이 사라질 수도 있는 이번 사태의 위중함을 고려할 때, 필자는 이를 '예고된 배신, 예고된 폭력, 예고된 살인 … 등'으로 받아들여 진다.

'예고된 부분'. 참으로 어이가 없는 대목이다. 비유컨대 헤칠 줄 알면서도 목을 내놓고 강도의 처분을 기다린 꼴과 뭐가 다른가. 일반적으로 강도와 살인자는 한 긋 차이다. 칼을 든 강도는 수가 틀리면 살인도 마다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 장관 말대로라면 강도인 줄 알았다는 것이다. 분명 알았으나 강도의 요구를 뿌리칠 수 없어 이것 저것 다 바치겠다고 급하게 읍소해도 결국 성에 차지 않은 강도에게 한 방 먹게 됐다. "예고됐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또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한 술 더 떠 “연락사무소를 (대)포로 폭파 안 한 게 어디냐”며 전혀 사태의 위중함을 파악하지 못하다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2시간 만에 “북의 무력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 정부의 강력 대처를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두고 참 진보인사인 진중권 교수는 “송 의원의 창조적 개그 감각만 높이 평가한다”며 대놓고 비꼬았다.

살인자나 강도가 어떤 살인 흉기를 들고 있느냐는 지금 중요한가. 북의 무력에 상응하는 강경 스탠스를 취하기 싫었다면 그냥 묵언으로 일관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의 발언에 다른 저의가 없었다면 그는 진 교수 말대로 하이클래스 개그맨이거나 오히려 참으로 감각없는 한심한 인사일 것이다.

송 의원이 분명 대한민국의 위정자라면 처음부터 국회의원 자격으로 대북 강경 메시지를 내놓아야 마땅하다.

물론 북에겐 그냥 공염불로 들렸을 테지만, 국민을 안정시켜 주지는 못할망정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왜 스스로 ‘북 정권의 대변인, 하수인’이란 색깔론 시비를 붙이는가.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때 머리를 맞대고 국론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여론 분열을 조장, 선동한다는 의혹은 사지 않길 바란다.

논란이 된 발언은 마땅히 국민 정서에 맞는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지만, 국민의 소중한 표로 금배지를 단 국회의원이 과연 속까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줄 생각이 있긴 있는 건지 여전히 아리송하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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