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그리스 축구팀, 윤락업체 후원받아

                                                                                                                                 [AP/뉴시스]

수년째 계속되는 극심한 경제난으로 그리스 정부가 스포츠클럽들에 대한 지원을 삭감하면서 그라운드에 때 아닌 ‘핑크빛 바람’이 불고 있다. 재정난에 처한 그리스 축구 클럽들이 새로운 재정 후원자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빌라 에로티카’ ‘역사 속의 술라 하우스’ 등 두 곳의 성매매 업체가 한 축구 클럽의 새로운 재정 후원자로 등장한 것. 이 클럽 선수들은 이들 윤락가의 로고가 들어 있는 핑크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그리스 축구 클럽들의 재정난은 비단 이 클럽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어서 다른 클럽들도 장례업체나 케밥 판매업체, 잼 생산공장, 그리스 전통 페타 치즈 제조업체 등 예전엔 상상할 수 없던 이색적인 업체들의 후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아마추어 선수들로 구성된 부케팔라스 클럽이 윤락업체들의 후원을 받기로 한 결정은 그리스 축구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아무리 재정이 어렵더라도 어떻게 윤락업체의 로고를 새긴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작은 여행사를 운영하면서 이 클럽을 이끌고 있는 야니스 바치올라스는 “불행히도 아마추어 클럽들은 거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버림받았다. 이는 생존이 걸린 문제다”라고 말했다.

그리스에선 엄격한 기준만 지킨다면 성매매는 합법이다. 그러나 성매매가 합법이라고 해서 윤락업체가 축구 클럽을 후원하면서 선수들의 유니폼에 윤락업체의 로고를 집어넣는 것은 별개 문제이다. 라리사 축구협회는 “미성년 축구 팬들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스포츠 정신에도 어긋난다”며 부케팔라스 클럽 선수들이 핑크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말했다.

부케팔라스 클럽에 대한 재정 후원을 결정한 윤락업체 ‘역사 속의 술라 하우스’ 사장인 술라 알레브리도는 선수 1인당 1000유로(약 145만 원)을 후원금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는 자신이 축구를 좋아하기 때문이지 꼭 윤락업체 로고가 든 유니폼을 입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14명의 성매매 여성들을 고용하고 있는 그녀의 윤락업체는 그리스가 경제 위기로 어려움에 처해 있음에도 다른 그리스 기업체들과 달리 큰 어려움 없이 경제 난국을 헤쳐 나가고 있다.

알리브리도는 선수들에게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내 업소에서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보너스를 주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 부케팔라스가 4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약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마추어 클럽은 그리스 체육이 시작되는 곳이며 그리스 선수들의 재능이 커가는 곳”이라며 “나는 그리스 여성이며 그리스를 사랑하기 때문에 후원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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