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당 김제남 의원. <뉴시스>

[위클리오늘=유지만 기자]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원전부품을 납품하다 적발된 업체들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건설 중인 원전에도 같은 부품을 납품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예상된다.

국회 국회운영회 소속 김제남 정의당 국회의원이 29일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제출받은 ‘원전부품 납품현황’과 ‘부정당업자 등록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시험성적서 위조로 조사를 받은 50개 업체 중 12개 업체가 UAE에 부품을 납품했다.

김제남 의원은 “12개 업체 중 6개 업체가 시험성적서가 위조됐던 부품을 납품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위조부품으로 적발된 부품은 A사의 소화펌프 및 구동기기(M258), B사의 안전성관련 나비형밸브(J233), C사의 고압차단반(E207), D사의 안전등급 공장제작 압력용기 및 탱크(N205), E사의 안정성 냉동기(M227), F사의 보조급수펌프 및 구동기기(M206)다.

이들 업체들은 지난해 한수원의 부정당업체로 지정돼 공급자 자격이 정지된 바 있다. 그러나 UAE원전은 한수원이 아닌 한전 컨소시엄이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납품이 가능했다는 게 김 의원실의 설명이다.

현재 UAE원전은 한전과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등이 참여한 한전 컨소시엄이 개발을 맡고 있다.

김제남 의원은 “UAE원전에 위조부품 납품은 국제적 망신은 물론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매우 중대한 문제”라며 “정부와 한전은 해당 업체의 부품뿐만 아니라 UAE원전에 납품된 모든 부품의 시험성적서 등에 대한 점검을 통해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전 관계자는 “해당 업체들의 납품 시점은 2012년으로, 한수원으로부터 부정당업자 제재를 받기 전”이라며 “또 원전에 납품되는 모든 부품에 대한 전수조사가 2013년 1월부터 이뤄져 왔다”고 해명했다.

김제남 의원실 관계자는 한전의 해명에 대해 “원전 문제는 지난해에 불거졌을 뿐 본래 2008년부터 쭉 이어져 온 적폐”라며 “제재를 받기 전인 2012년에 납품된 부품이라 문제가 없다는 시각은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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