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연구소,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 II’ 발간
코로나 1차 vs 2차 유행기의 업종별 매출 비교 분석 결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세는 홈쿡·홈술…“업종 내 희비갈려”
퍼스널 모빌리티와 그린하비, “주류로 올라오다”

지난 8월 코로나19 2차 유행 당시 1차 유행을 경험한 학습효과로 상대적으로 낮은 확진자 증가세를 보였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의 영향으로 소비행태엔 큰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지난 8월 코로나19 2차 유행 당시 1차 유행을 경험한 학습효과로 상대적으로 낮은 확진자 증가세를 보였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의 영향으로 소비행태엔 큰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강동우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대중교통 대신 자전거·바이크 등 퍼스널 모빌리티에 대한 니즈가 확산되고 혼술·홈쿡이 대세로 떠오르는 등 소비행태에 지각변동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지난 코로나19 1·2차 유행 당시 소비행태가 상당한 변화를 보였다는 점이 밝혀지며, 최근 확산되고 있는 3차 유행에서도 소비행태의 변화가 발생할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소장 정중호)가 코로나19의 1차 유행기와 2차 유행기의 업종별 매출액을 비교한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II’를 발표했다.

올해 1~10월 누계 매출 전년 대비 증감 추이(하나카트 기준)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올해 1~10월 누계 매출 전년 대비 증감 추이(하나카트 기준)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코로나19 1차 유행을 경험한 학습효과로 2차 유행 당시는 1차 유행 대비 적은 확진자 증가세를 보였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의 영향으로 소비행태엔 큰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8월 중순부터 확산된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이를 완화코자 사회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노래방과 유흥주점 등의 유흥업종과 다중이용시설은 1차 유행기보다 매출 감소폭이 확대된 반면, 입시관련 업종이나 테마파크·레저 숙박업소 등의 업종은 1차 때보다 2차 유행기에 오히려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매출수준도 5월까지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10월 누적으로 1.1% 증가하는 등 미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1차 긴급재난지원금이 종료된 이후 매출이 다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세는 홈쿡·홈술…“업종 내 희비갈려”

연구소는 하나카드 매출데이터를 코로나19 1차 유행기(3월)와 2차 유행기(9월)로 구분해 약 230개 업종별로 비교했다.

코로나19 유행 시기별 매출액 증가 상위 업종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코로나19 유행 시기별 매출액 증가 상위 업종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그 결과 ▲성인오락실(-89%) ▲노래방(-72%) ▲유흥주점(-65%) 등의 유흥시설은 2차 유행기에 매출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컸고, 예술품 및 시계·귀금속 등 사치품관련 업종도 매출 감소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예체능학원(137%) ▲테마파크(121%) 등 입시관련 및 여행·레저업종은 2차 유행기에 오히려 매출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차 유행기의 매출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가장 크게 작용했지만, 이외에도 입시준비의 절박함과 느슨해진 경각심으로 인한 야외시설에 대한 선호가 늘어난 것도 한 요인으로 추정된다.

주류전문점이나 축산물·정육점 등 홈쿡 및 홈술관련 업종은 2차 유행기때 매출이 1차 유행기나 전년 누계에 비해 모두 확대되는 등 전반적으로 코로나19의 수혜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흥 및 다중이용시설은 갈수록 매출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상태다.

한편, 같은 업종 내에서도 세부 업종별로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 나타났다.

코로나19 유행 시기별 매출액 감소 상위 업종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코로나19 유행 시기별 매출액 감소 상위 업종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실제로 여행·레저업종의 경우 레저용 숙박업소나 테마파크 등은 아직 전년매출 수준에 이르지는 못하고 있지만 1차 유행기보다는 회복되고 있다.

하지만 항공 및 여행사는 매출부진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조사 결과 코로나19로 인해 세부업종별로 매출액 차별화가 가장 두드러졌던 업종은 의료업이었다.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19로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환자의 증가로 신경정신과(14%)의 매출이 늘어났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성형외과(10%) ▲안과(24%) ▲피부과(10%)도 올해 내내 매출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반면 ▲이비인후과(-11) ▲소아과(-10%) ▲종합병원(-6%) ▲한의원(-2%) 등은 코로나19로 인한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었다.

◆코로나가 바꾼 추석…“귀향 대신 레저·취미를”

연구소가 올해 추석 연휴가 포함된 일주일 간의 매출 증감을 지난해 추석 기간과 비교해본 결과 ▲고속도로 통행카드(-55%) ▲철도(-46%) ▲주유소(-21%) 등 이동과 관련된 업종의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반면 해당 기간 ▲자전거(137%) ▲골프·낚시용품(72%) ▲골프장(45%)과 같은 레저·취미생활 업종의 추석 매출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

여기에 이른바 ‘비대면 추석’으로 귀향 부담이 적어져서 연휴 전날 대리운전(59%)을 이용한 사람이 많았고, 입시학원(25%)도 추석 특강 등으로 인해 수혜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퍼스널 모빌리티와 그린하비, 주류로 올라오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비행태에도 적잖은 변화가 나타났는데, 대표적으로는 ‘퍼스널 모빌리티’와 ‘건강·그린 하비(green hobby)’에 대한 니즈가 크게 늘어났다.

코로나19로 인한 매출액 증감 상위 업종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코로나19로 인한 매출액 증감 상위 업종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먼저 대중교통에 대한 불안감으로 ▲자전거(92%) ▲오토바이(55%) ▲자동차운전면허(19%)의 수요가 급증했으며, 셀프 텃밭과 플랜테리어의 관심 증가로 ▲화원화초(9%) ▲비료·종자업종(15%)의 매출도 전년 대비 늘어났다.

또한 ▲가구판매점(25%) ▲실내 인테리어(15%) 업종의 매출은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재택근무 증가와 야외활동 자제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주거 환경을 개선하려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양정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올해에는 세부업종별로 매출 차별화가 더욱 부각됐다”며 “소비행태도 ‘퍼스널과 그린’위주로 형성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것이 장기 트렌드로 자리 잡을지는 좀 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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