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안정 보고서’ 발표
3분기 말 청년층 가계 대출 409.3조…전년比 8.5%↑
공급적·수요적 요인 복합적 작용이 원인
한은 “청년층 대출, 안정권이지만 취약차주 비중 높아”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청년층의 주택관련대출은 260조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청년층의 주택관련대출은 260조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올해 20~30대 청년층의 가계대출이 다른 연령층을 크게 상회하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1인 가구 증가와 정부의 청년가구 주거안정 지원 확대 등으로 청년층의 전월세 자금 수요와 공급이 모두 증가한 것을 꼽았다.

또한 아직까지 청년층의 채무상환부담은 크지 않지만, 취약차주 비중이 여타 연령층에 비해 높은 점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층의 전년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 추이 [자료=한국은행]
청년층의 전년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 추이 [자료=한국은행]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국내 20~30대 청년층의 가계대출이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409조3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인 7%를 1.5%포인트 상회하는 수치다.

이에 따라 청년층이 전체 가계대출 잔액(1586조 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24.9%(20대 4.2%, 30대 20.7%)에서 올해 3분기 말 25.8%(20대 4.9%, 30대 20.9%)로 0.9%포인트 상승했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이런 상승세의 원인으로 주택관련대출을 꼽았다.

올해 3분기 말 청년층의 주택관련대출은 260조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했으며, 청년층이 전체 주택관련대출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9.2%로 지난해 말 대비 1.3%포인트 상승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주택관련대출 증가의 원인으로 전월세자금 대출 증가, 30대 주택매입 수요 확대 등을 지목했다.

◆청년층 가계대출 급증, 공급적·수요적 요인 복합적 작용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 1인가구 증가 및 정부의 청년가구(만 24~34세) 주거안정 지원 확대 등으로 청년층의 전월세 자금 수요와 공급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청년층 1인 가구 수는 20대를 중심으로 증가한 데 반해 청년가구의 자가점유율은 꾸준히 하락(17년 19.2% → 19년 17.2%)하면서 이들의 전월세 대출 수요가 확대된 상태다.

한편 지난 2018년 이후 정부는 20~30대 초반을 대상으로 청년전용 버팀목전세자금(18년 1월 도입), 중소기업취업청년 전월세보증금대출(18년 6월) 등 다양한 전월세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연령별 서울·수도권 주택거래 비중 추이 [자료=한국은행]
연령별 서울·수도권 주택거래 비중 추이 [자료=한국은행]

그 결과 올해 년 9월 말 전세자금대출 잔액에서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16.7%로 2017년말 8.7% 이후 가파르게 상승한 상태다.

또한 올해 들어 주택가격 상승 기대 등으로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매매거래량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30대의 거래가 31.6%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청년층 채무상환능력, “안정권이지만 취약차주 비중 높아 우려”

문제는 청년층의 채무상환능력이다.

먼저 30대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LTI) 수준은 올해 3분기 말 254.9%로 여타 연령층 수준(227.6%)을 크게 상회하고 있었다.

또한 청년층의 DSR(소득대비 원리금 상환비율)은 35.6%로 2017년 이후 여타 연령층보다 큰 폭 하락했다.

이 때문에 청년층 중 취약차주 수는 3분기 말 45만5000명이며, 청년층 전체의 7.2%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여타 연령층(6.4%)에 비해 0.8%포인트나 높은 비중이다.

청년층 취약차주 수 [자료=한국은행]
청년층 취약차주 수 [자료=한국은행]

취약차주란 다중채무자(금융기관 대출 3건 이상)이면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7~10등급)인 차주를 의미한다.

다만 청년층 가계대출 차주 중 저소득 차주(하위 30%) 비중은 3분기 말 25.4%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20대의 경우 46.8%가 저소득 차주로 나타났지만, 2012년 이후 해당 비중의 하락폭은 17.7%포인트로 전 연령층에서 가장 컸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청년층 가계대출 증가는 청년층의 전월세 및 주택매입 수요 증가 등의 요인에다, 정부의 청년층 전월세자금대출 지원 강화 등 공급측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파른 증가세에도 청년층 가계대출의 채무상환부담은 아직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30대를 중심으로 레버리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취약차주 비중이 여타 연령층에 비해 높은 점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끝으로 “청년층의 가계대출 증가는 아직까지는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지만, 최근과 같은 가파른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채무상환능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신용리스크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점진적으로 리스크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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