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333개 기업 ESG경영 총정보량 분석
국내 ESG경영 관심도 ‘KB금융’ 1위…상위 10곳 중 8곳은 금융사
5대 그룹 중 SK그룹 계열사들 관심도 톱
업종별 금융지주, 전기차 배터리 순…저축은행 업권은 최하위

15일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소장 김다솜)가 지난 한해 주요 기업 등 333개사를 대상으로 ESG경영 정보량을 조사한 결과, ESG경영 관심도가 가장 높은 기업은 KB금융지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15일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소장 김다솜)가 지난 한해 주요 기업 등 333개사를 대상으로 ESG경영 정보량을 조사한 결과, ESG경영 관심도가 가장 높은 기업은 KB금융지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전윤희 기자] 지난해 코로나19가 전세계가 충격에 휩싸이며 기업들의 실적보다 환경보호나 사회공헌 등의 가치를 더 중시하는 ESG경영에 대한 관심도가 급증했다.

반면 지난해 대기업 70% 가량은 ESG경영에 대한 관심도가 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나, 포스트 코로나시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기업 수장들의 마인드 제고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5일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소장 김다솜)가 지난 한해 동안 국내 주요 대기업과 공기업 36곳, 공공기관 22곳 등 333개사를 대상으로 ESG경영 정보량을 조사했다.

해당 조사는 뉴스·커뮤니티·블로그·유튜브 등 12개 채널 22만개 사이트에서 진행됐으며, ‘ESG’ 외 키워드로는 검색하지 않았다.

ESG란 ▲환경보호(Environment) ▲사회공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다.

ESG경영은 기업이 자원 재활용 등 환경 보호에 앞장섬과 동시에 소외 계층에 대한 지원 등 사회공헌 활동을 하며, 법과 윤리를 철저히 준수하는 지배구조 확립 등을 실천해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경영이념이다.

지난해 ESG경영 관심도 10개 기업 [자료=글로벌빅데이터센터]
지난해 ESG경영 관심도 10개 기업 [자료=글로벌빅데이터센터]

먼저 ESG경영 관심도가 가장 높은 기업은 KB금융지주로 나타났다. KB금융의 ESG경영 정보량은 9880건으로 무려 1만 건에 육박했다.

이는 2위를 차지한 신한금융지주의 정보량 5427건의 두배에 가까운 정보량이다. 또한 신한금융 역시 다른 상위 기업들의 정보량을 크게 상회한 상태다.

이어 ▲신한카드(3326건) ▲KB국민은행(1796건) ▲SK이노베이션(1790건) ▲KB국민카드(1702건) ▲KB증권(1597건) ▲현대자동차(1370건) ▲미래에셋대우(1363건) ▲우리은행(1259건) 순이다.

특기할 점은 상위 10대사 중 8개사가 금융기관이었으며, 금융외 업종은 SK이노베이션과 현대자동차 두 기업 뿐이었다.

또한 연구소가 분석대상으로 삼은 기업과 기관들의 지난 한해 ESG경영 총 정보량은 5만6032건으로 한 회사당 평균은 168.2건이지만 상위 톱10을 제외하면 82.3건으로 뚝 떨어질 정도로 상위권 회사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KB금융그룹]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KB금융그룹]

이 중 1위를 차지한 KB금융그룹은 타 기업 대비 압도적인 정보량을 자랑하고 있어, 윤종규 회장의 남다른 경영 기조를 엿볼 수 있다.

실제로 KB금융은 올해 3월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윤종규 회장을 포함한 이사 전원이 참여해 그룹 차원의 ESG 경영을 본격화한 바 있다.

또한 지난 8월에는 2030년까지 그룹 탄소배출량을 2017년 대비 25%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KB GREEN WAY 2030’을 발표했으며, 9월에는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탈석탄 금융’을 선언하는 등의 행보를 보인 바 있다.

그 결과 지난 2016년부터 5년 연속으로 DJSI(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의 최고 등급인 월드 지수에 편입되는 등 ESG 경영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그룹, 상위 5대 그룹 중 ESG경영 관심도 1위

또한 국내 상위 5대 그룹 계열사들의 ESG경영 관심도를 분석한 결과 SK그룹이 한 회사당 평균 702.3건으로 가장 높았다.

5대그룹 계열사 ESG경영 평균 관심도 [자료=글로벌빅데이터센터]
5대그룹 계열사 ESG경영 평균 관심도 [자료=글로벌빅데이터센터]

분석대상 SK그룹 계열사는 ▲SK이노베이션(1790건) ▲SK텔레콤(915건) ▲SK에너지(798건) ▲SK증권(794건) ▲SK건설(510건) ▲SK C&C(100건) ▲SK매직(9) 등 7개사이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본 연구소가 실시한 여러 조사들에서 ESG경영은 물론 사회공헌, 코로나19 방역 등 각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적극적인 경영마인드를 가진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이 같은 경영기조가 계열사들에 확연히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현대자동차그룹이 계열사 한 곳당 평균 458.4건으로 뒤를 이었다.

분석 대상 계열사는 ▲현대자동차(1370건) ▲현대건설(301건) ▲현대카드(242건) ▲현대차증권(212건) ▲현대모비스(167건) 등이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경우 고른 정보량 분포를 보여 정의선 회장의 경영마인드가 계열사 곳곳에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위는 삼성그룹으로 사당 평균 288.5건이었으며 분석대상 계열사는 ▲삼성전자(1184건) ▲삼성물산(723건) ▲삼성증권(232건) ▲삼성중공업(50건) ▲삼성SDS(43건) ▲삼성SDI(40건) ▲삼성바이오로직스(26건) ▲삼성엔지니어링(10건) 등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그 어느해보다 동분서주했지만 일부 계열사에는 이 부회장의 경영기조가 아직 뿌리내리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LG그룹은 계열사당 평균 242.5건으로 4위를 차지했으며 분석대상 계열사는 ▲LG전자(478건) ▲LG화학(310건) ▲LG생활건강(149건) ▲LG유플러스(33건) 등이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ESG경영 평균 정보량은 다른 4대그룹에 비해 턱없이 낮은 13.8건에 그치고 있다.

분석 대상 계열사는 ▲롯데제과(96건) ▲롯데정보통신(12건) ▲롯데백화점(6건) ▲롯데택배(6건) ▲롯데건설(2건) ▲롯데홈쇼핑(2건) ▲롯데푸드(0건) ▲롯데칠성음료(0건) ▲롯데GRS(0건) 등으로 그나마 롯데제과가 선전하고 있는 모양새다.

◆ESG 선도업종은 ‘금융’…공기업과 공공기관 관심도는 최하

한편, 국내 주요 업종별 ESG경영 평균 정보량을 살펴본 결과 금융지주가 각 회사당 평균 1865.4건으로 가장 높아 대한민국 ESG경영 선도업종은 ‘금융’임을 방증하고 있었다.

지난해 주요 업종별 ESG경영 관심도 비교 [자료=글로벌빅데이터센터]
지난해 주요 업종별 ESG경영 관심도 비교 [자료=글로벌빅데이터센터]

반면 저축은행업계가 평균 0.9건으로 회사당 평균 1건도 되지 않아 아직까진 업계 자체는 ESG경영에는 관심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는 금융업계와 4차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IT업체들의 ESG경영 마인드가 높았으며 택배를 제외하곤 유통업계의 ESG경영 마인드가 가장 뒤처지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조사대상 333개 업체의 ESG경영에 구체적 정보량을 살펴보면 1000건 이상의 슈퍼 관심도 기업은 모두 12개였으며 정보량 300~999건으로 관심도가 높은 기업은 총 28개사였다.

또한 평균 관심도 기업은 55개사였으며 정보량 49건 이하인 기업은 전체 71.4%인 238개사에 달했다. 관심도 제로인 회사도 전체 3분의 1이 넘는 115개사에 달해 충격을 주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공기업과 공공기관 중 ‘한국전력공사’의 정보량이 862건으로 1위를 기록하면서 남다른 경영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었으며, 대한항공은 어려운 업계 현실에서도 높은 ESG경영 관심도를 보였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공기업과 공공기관들의 ESG경영 정보량이 매우 적으며 0건을 기록한 곳도 다수로 나타나, 해당 기관들의 적극적인 경영 마인드가 아쉽다는 평가다.

김희정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이사는 “국내 재계 수장중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ESG경영 관심도는 남다른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국내 기업 3분의 1 이상이 ESG경영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트렌드에 자칫 보폭을 맞추지 못할까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당초 코로나19가 비윤리적 환경에서 출발한데다 세계경제의 개방성으로 인해 향후에도 유사한 팬데믹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ESG경영이 기업가치를 판단하는 척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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