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7458명 중 32.7%, “사이버폭력 경험”
성인의 사이버폭력 경험률 65.8%, 전년比 11.1%p↑…3년 연속 증가세
학생 16%, “디지털 성범죄,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인 32.7%가 언어폭력, 명예훼손 등 사이버폭력을 경험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뉴시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인 32.7%가 언어폭력, 명예훼손 등 사이버폭력을 경험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뉴시스]

[위클리오늘=강동우 기자] 지난해 일반인 30% 이상이 언어폭력이나 명예훼손, 성폭력 등 사이버폭력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성인의 경우 사이버 폭력 경험률이 66%에 달했는데 이들의 가·피해 동시 경험률은 90%를 상회했으며, 학생의 경우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16%에 달해 사이버폭력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4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인 32.7%가 언어폭력, 명예훼손 등 사이버폭력을 경험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지난해 10월 6일부터 11월 13일까지 학생, 일반성인, 교사, 학부모 등 총 7458명을 대상으로, 8개 유형(▲언어폭력 ▲명예훼손 ▲스토킹 ▲성폭력 ▲신상정보 유출 ▲따돌림 ▲갈취 ▲강요)에 대한 경험률을 조사했다.

이 중 가해 경험률은 16.8%, 피해 경험률은 29.7%로 나타났으며, 가해와 피해를 동시에 경험한 비율은 13.7%로 사이버폭력 가해 경험자 대부분이 사이버폭력 피해도 동시에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대상별로 살펴보면 먼저 학생의 경우 사이버폭력 경험률이 22.8%로 전년 대비 4.2.%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성인의 경험률은 무려 65.8%로 전년 대비 11.1%포인트나 증가했다. 이는 3년 연속 증가세다.

특히 성인의 경우 가·피해 동시 경험률이 무려 92.4%에 달해, 성인의 경우 대부분의 사이버폭력 가해자가 동시에 사이버폭력 피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형 경험별로 살펴보면 학생과 일반 성인 모두 ‘언어폭력’의 경험이 가장 많았다.

다만 성인의 경우 언어폭력 외에도 명예훼손, 스토킹, 성폭력, 신상정보 유출, 따돌림 등 다양하고 심각한 유형의 사이버폭력을 두루 경험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더욱 심각한 점은 성인의 사이버폭력 가해 주체가 지인 관계에서 주로 발생했다는 점이다.

사이버폭력 가해 경험에 대해 학생은 주로 ‘전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45.8%)’을 꼽은 반면, 성인은 ‘친구 또는 선후배(40.8%)’에게 사이버폭력을 행사했다고 응답했다.

◆디지털 범죄에 대한 부족한 문제의식, “1인 크리에이터 영향 커”

한편, 사이버폭력과 관련해 학생 또는 자녀들에게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대상을 두고 교사는 ‘친구 또는 선후배'(91.7%)’와 ‘1인 크리에이터'(91.3%)’를 꼽았으며, 학부모는 ‘1인 크리에이터(92.6%)’라고 응답했다.

이는 유튜브 등을 통해 접하게 되는 1인 크리에이터의 욕설이나 비방, 자극적인 표현 등이 학생이나 자녀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몰카, 불법 영상물 유포, 지인 능욕 등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문제의식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지난해 초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던 ‘n번방’사태와 관련해 성인 및 학생을 대상으로 디지털 성범죄 목격 및 인식에 대한 조사도 실시했다.

조사 결과 성인은 29%, 학생은 5.7%가 디지털 성범죄를 목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중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성인은 9%, 학생은 16%로 나타나 성인들에 비해 학생들의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문제의식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방통위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학생들의 다양한 사이버폭력에 대한 인식 제고 및 예방·대응을 위한 강화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 교육을 실시하고,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이버폭력 예방교육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1인 크리에이터의 욕설·비방, 자극적인 표현 등이 학생들의 사이버폭력에 부정적인 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점에 대해, 크리에이터가 콘텐츠 제작 시 유의할 사항 등을 담은 ‘크리에이터 가이드북(가칭)’을 제작·배포하고, 시범 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다.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교육·원격교육 수요 증가에 따라 학교·기관 등에서 자체적으로 온라인 교육에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개발·보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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