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발표
월평균 처분가능소득 417.5만 원…전년比 2.3%↑
고소득층, 근로소득 1.8%↑…“코로나19 영향 적어”
저소득층, 근로소득 13.2%↓…“지원금 등 17.1% 늘며 상쇄”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이 417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반면, 소득격차는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이 417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반면, 소득격차는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지난해 4분기 가계소득이 증가했지만 상위가구와 하위가구의 소득 격차는 더욱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하위가구는 코로나19로 크게 줄어든 근로소득을 재난지원금 등으로 메꾸고 있는 반면 상위가구는 오히려 근로소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양극화 심화와 재정지원에 의존하는 현 상황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이 417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 평균 소득 추이 [자료=통계청]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 평균 소득 추이 [자료=통계청]

처분가능소득이란 소득에서 조세나 연금, 사회보험료, 이자비용 등을 공제한 실제로 가구에서 처분할 수 있는 소득을 말한다.

또한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제한 흑자액은 126만9000원으로 같은 기간 8.2% 증가했으며, 흑자율은 30.4%로 1.7%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평균소비성향은 69.6%로 전년 동기 대비 1.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가구당 월 평균 소득은 516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 등 경상소득은 1.2% 증가했으며, 경조소득이나 실비보험금 같은 비경상적 소득은 49.1% 증가했다.

반면 4분기 가구당 월 평균 소비지출은 290만7000원으로 같은 기간 0.1% 감소했다.

이 중 ▲식료품·비주류음료(16.9%) ▲가정용품·가사서비스(15.6%) ▲보건(8.5%) 등은 증가세를 보였으며, ▲의류·신발(-9.2%) ▲오락·문화(-18.7%) ▲교육(-15.2%) ▲음식·숙박(-11.3%) 등은 감소세를 보였다.

또한 4분기 월 평균 비소비지출은 98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했다.

이 중 이자비용과 비영리단체로의 이전지출은 각각 4.7%, 16.1% 감소했다. 반면 경상조세, 연금기여금, 사회보험료는 4.4%, 5%, 7.9%씩 증가한 양상을 보였다.

◆늘어난 소득은 허상…“정부지원금으로 메꾼 셈”

문제는 국민 소득을 5분위로 나눈 ‘소득 5분위별 가계수지’를 살펴보면 소득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4분기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164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늘어났다.

반면 소득 5분위(상위 20%)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1002만6000원으로 같은 기간 2.7% 증가해 1분위 가구보다 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 소득 5분위 별 소득 및 소비지출 추이 [자료=통계청]
지난해 4분기 소득 5분위 별 소득 및 소비지출 추이 [자료=통계청]

또한 전 계층에서 증가세가 나타났지만 유형별로 살펴보면 양 측의 소득은 질적으로 차이를 보인다.

먼저 근로소득의 경우 5분위 가구는 963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반면 1분위 가구는 59만6000원으로 오히려 13.2%나 급감했다.

또한 공적연금이나 재난지원금 같은 정부의 재정 지원이 포함된 공적이전소득의 경우 5분위 가구는 26만9000원으로 11.7% 증가했으며, 1분위 가구는 54만3000원으로 17.1% 증가했다.

문제는 공적 이전소득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분위 가구는 2.68%에 불과한 반면, 1분위 가구는 33.1%나 차지한다는 점이다.

이는 소득 상위 가구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19 등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모습이지만, 소득 하위 가구가 크게 줄어든 근로소득을 정부의 재정지원 등으로 메꾸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월 평균 소비지출 역시 5분위 가구는 451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한 반면, 1분위 가구는 162만 원으로 같은 기간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5분위의 흑자액과 흑자율은 338만3000원, 42.8%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1%, 1.6%포인트 증가한 반면, 1분위 가구는 –24만4000원, –17.8%로 각각 0.4%, 0.5%포인트 감소한 상태다.

이에 대해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숙박·음식 등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감소와 자영업 업황 부진 등이 지속된 영향으로 보인다”며 “2차 재난지원금 등 정책적 효과로 공적 이전소득이 22.7% 증가하면서 모든 분위의 가구소득을 떠받쳐줬다”고 설명했다.

이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두분기 연속 분배가 악화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한다”며 “코로나19 취약업종·계층에 대한 피해지원 노력을 지속하고, 양극화가 고착화되지 않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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