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 65세 이상 시니어 고객 소비 현황 빅데이터 분석
하루 소비 10건 중 8건 가까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 이전에 집중
의료 업종과 식료품 업종 소비 비중 2049세대 대비 4배 이상 많아

KB국민카드가 자사 고객들의 연령대별 소비 현황을 분석한 결과 65세 이상 시니어 고객들의 하루 중 주 소비 시간이 2049세대 보다 2시간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KB국민카드가 자사 고객들의 연령대별 소비 현황을 분석한 결과 65세 이상 시니어 고객들의 하루 중 주 소비 시간이 2049세대 보다 2시간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우리나라의 고령화가 OECD 37개국 중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최근 시니어 고객에 대한 기업들의 주목도가 높아졌다.

특히 이들은 경기주체로 평가받는 2049세대와 다른 소비 패턴과 관심 부문을 지니고 있어 이들에 대한 세밀한 진단과 맞춤형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KB국민카드(사장 이동철)가 자사 고객들의 연령대별 소비 현황을 분석한 결과 65세 이상 시니어 고객들의 하루 중 주 소비 시간이 2049세대 보다 2시간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만 20세 이상 KB국민카드 고객들의 매일 오전 7시부터 새벽 2시 이전까지 시간대별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이용 내역 24억4304만 여 건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65세 이상 시니어 고객들의 하루 중 소비는 78.3%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 이전에 이뤄졌다.

이에 비해 2049세대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 전까지 하루 소비의 74.9%가 발생해 시니어 고객 보다 주 소비 시간대가 2시간 길었다.

연령별 소비 발생 시간 추이 [사진=KB국민카드]
연령별 소비 발생 시간 추이 [사진=KB국민카드]

시간대를 확장해 보면 시니어 고객은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 이전에 하루 소비의 87.1%가 집중된 반면 같은 시간대 2049세대는 68.5%를 기록하며 18.6%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다.

하루 중 시니어 고객의 소비는 오후 3시부터 4시 사이를 정점으로 계속 감소해 오후 7시부터 새벽 2시 전까지 시간대의 소비 비중은 12.9%로 같은 시간대 2049세대의 31.5% 보다 60% 가량 적었다.

특히 오후 9시부터 새벽 2시 전까지는 2049세대의 17.4% 대비 3분의 1이상 적은 4.7%에 머물렀다.

시니어 고객의 하루 중 소비가 오후 9시 이후 급격히 줄어든 것은 65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기상시간은 66%가 오전 6시에서 오전 7시 사이, 취침 시간은 64.4%가 오후 10시부터 11시 사이라고 응답한 결과와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시니어 고객, 의료 업종 소비 비중 4배 높아

조사 결과 65세 이상 시니어 고객은 2049세대와 비교해 의료와 식료품 관련 소비 비중이 높았다.

시니어 고객 소비 건수 비중과 건당 소비금액 [자료=KB국민카드]
시니어 고객 소비 건수 비중과 건당 소비금액 [자료=KB국민카드]

연령대별 소비 업종을 살펴보면 모든 연령대에서 ▲수퍼마켓, 대형마트, 백화점, 온라인쇼핑 등 소매 업종 ▲한식, 중식, 제과점 등 외식 업종 ▲대중교통, 택시, 주유소 등 이동 관련 업종 소비가 많았다.

65세 이상 고객의 약국, 병원 등 의료 업종과 농수축산물점, 반찬 전문점 등 식료품 업종의 소비는 각각 15.6%와 7.2%를 기록하며 2049세대의 3.6%와 1.7% 대비 4배 이상 많았다.

반면 2049세대는 소매와 외식 관련 소비가 상대적으로 많아 소매 업종의 경우 소비 비중이 50.8%로 시니어 고객의 40.2% 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소매 업종에서의 건당 소비 금액은 시니어 고객이 3만6069원으로 2049세대의 2만7318원 대비 32% 가량 크게 나타났다.

외식 업종의 경우 2049세대는 소비 비중 23%를 기록하며 65세 이상 고객의 15.6%와 비교해 7.4%포인트 소비 비중이 높았다.

◆수퍼마켓 이용 선호…“심야에는 온라인쇼핑”

시니어 고객들은 수퍼마켓의 이용 비중이 높고, 심야 시간대에는 온라인쇼핑 이용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시간대별로 소비 비중이 높은 상위 업종과 관련해 65세 이상 시니어 고객은 심야 시간대인 오후 9시부터 새벽 2시 이전까지 시간대를 제외한 모든 시간대에서 수퍼마켓의 이용 비중이 가장 높았다.

약국 이용 비중은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 이전 시간대에 많았다.

반면 2049세대의 경우 모든 시간대에서 온라인쇼핑과 편의점이 소비 비중 상위 업종으로 나타났으며, 심야 시간대에는 해당 시간대 발생한 카드 소비의 절반에 가까운 48.5%가 온라인쇼핑과 편의점에서 발생했다.

또한 출근 시간대와 점심 시간대인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 전까지는 커피전문점의 이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온라인쇼핑의 경우 나이에 관계없이 모든 시간대에 고르게 소비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오후 9시부터 새벽 2시 전까지는 65세 이상 시니어 고객도 온라인쇼핑 소비 비중 16.6%를 기록하며 수퍼마켓(14.6%)보다 이용이 많은 점이 눈에 띄었다.

◆카드 많이 쓸수록 온라인쇼핑 소비 비중 높아

시니어 고객들은 월 평균 카드 이용금액이 클수록 온라인쇼핑 소비 비중이 높은 양상도 보였다.

65세 이상 고객들의 소비 비중이 높았던 주요 업종을 살펴보면 시니어 고객들은 2049세대와 비교해 수퍼마켓과 대형마트 이용 비중이 높았다.

수퍼마켓의 경우 65세 이상 고객의 소비 비중은 42.7%로 2049세대의 13.4% 보다 3배 이상 높았고 대형마트도 15.5%를 기록하며 2049세대의 5%보다 3배 많았다.

이에 비해 온라인쇼핑과 편의점 소비 비중은 낮아 시니어 고객의 온라인쇼핑과 편의점 소비 비중은 각각 15.9%와 14.4%를 기록하며 2049세대의 43.7%, 30.1%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65세 이상 고객들의 소매 업종 소비 비중은 월 평균 카드 이용금액 규모에 따라 차이를 보여 이용금액이 큰 시니어 고객은 온라인 쇼핑 비중이 높은 반면 이용금액이 낮을수록 수퍼마켓 이용 비중은 높았다.

온라인쇼핑 소비 비중의 경우 월평균 카드 이용금액이 ▲100만 원 미만인 ‘노멀(Normal)’ 고객은 11.6% ▲1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인 ‘미드하이(Mid-high)’ 고객은 20.3% ▲200만원 이상인 ‘하이(High)’ 고객은 34.4%를 각각 기록하며 ‘하이’ 고객의 소비 비중이 ‘노멀’ 고객 대비 3배 가까이 높았다.

이에 비해 수퍼마켓은 ‘노멀’ 고객의 소비 비중이 47.3%로 나타나 ‘하이’ 고객의 25.7% 보다 1.8배 높게 나타났다.

외식 업종의 경우 65세 이상 고객들의 소비 비중이 가장 큰 분야는 일반한식점으로 외식 업종 소비의 26.4%를 차지하며 2049세대의 16.0% 대비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반면 야식집과 배달전문점의 경우 소비 비중이 1.7%에 그쳐 2049세대의 31.3%와 비교해 18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운동과 건강 소비 비중 높은 시니어 고객

또한 시니어 고객들은 등산, 골프 등 운동과 종합병원 등 병원 업종의 소비 비중이 2049세대 대비 높았다.

연령대별 운동 업종 이용자 비중 [자료=KB국민카드]
연령대별 운동 업종 이용자 비중 [자료=KB국민카드]

운동 관련 업종 중 등산, 낚시, 골프 관련 업종에서 소비 이력이 있는 65세 이상 시니어 고객은 각각 27.3%, 8.6%, 30.6%로 2049세대의 7.0%, 7.9%, 17.8% 비중과 차이를 보였다.

시니어 고객의 운동 관련 소비 이력이 2049세대 대비 높은 것은 65세 이상 고객들이 운동에 필요한 여가 시간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65세 시니어 고객들은 월 평균 카드 이용금액에 따라 운동 관련 업종의 이용 형태를 살펴보면 카드 이용금액이 클수록 골프 이용자 비중은 커져 ‘하이’ 고객(55.1%)이 ‘노멀’ 고객(25.1%) 대비 2배 이상 높았다.

시니어 고객들의 성형외과와 피부과를 제외한 의료 업종 소비 규모를 살펴보면 65세 이상 고객들은 약국 소비 비중이 23.5%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일반종합병원(18.7%), 치과(16.5%), 일반의원(13.0%) 순으로 나타났다.

시니어 고객의 의료 업종 연평균 이용 금액 규모를 살펴보면 ▲‘하이’ 고객은 284만1539원 ▲‘미드하이’ 고객은 184만8223원 ▲‘노멀’ 고객은 58만9346원을 각각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 카드이용금액이 높을수록 병원 업종 소비 금액 규모도 커지며 그 차이는 최대 4.8배까지 났다.

이밖에도 월 평균 카드 이용금액이 큰 ‘하이’ 고객은 종합병원(일반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 소비 금액 비중이 36.7%로 ‘노멀’ 고객의 25.4% 대비 1.4배 컸다.

약국과 치과의 경우 ‘노멀’ 고객의 소비 금액 비중이 각각 27.1%와 17.1%를 기록하며 ‘하이’ 고객의 14.5%, 12.9% 보다 각각 1.9배, 1.3배 많았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오는 2030년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5%인 1298만 명이 65세 이상 시니어층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라며 “조사 결과 시니어 고객층은 부양의 대상이 아닌 우리 경제의 소비 주도 계층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니어 고객은 높은 교육 수준과 경제 성장의 주역으로 다양한 브랜드와 상품 소비를 경험해 왔고 온라인 채널 환경에서 새로운 형태의 소비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들을 위해 세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고객별 자산 규모와 여가 시간, 소비 패턴, 라이프 스타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대응 전략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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