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전경.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정윤훈 기자] 청와대는 29일 새누리당 지도부가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두고 긴급 최고위원회까지 열었지만 끝내 결론을 내지 못한 데 대해 침묵을 지켰다.

이날 청와대 관계자들은 "당의 일이기 때문에 언급할 것이 없다"거나 "어떤 것도 결정된 것이 없지 않냐"는 반응을 보일 뿐 대체로 말을 아꼈다.

그동안 유 원내대표의 자진사퇴를 간접적으로 압박해 오던 청와대가 침묵모드로 전환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5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유 원내대표에 대한 사실상의 불신임을 선언했던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이와 관련한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이미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청와대의 목소리가 당 지도부에 충분히 전달된 상황에서 굳이 말을 보태 정쟁의 한복판으로 들어설 필요는 없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가뭄피해 대응 등 각종 민생·경제 현안의 해결이 더 시급하다는 여론을 감안해 여의도 정치와 거리두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김무성 대표도 사퇴를 권유했고 유 원내대표도 고민하겠다고 답한 만큼 이후 과정은 당내 친박계에게 일임하겠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특히 유 원내대표가 자진사퇴의 길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명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 퇴로를 열어준다는 측면에서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침묵을 선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당분간 유 원내대표 거취와 관련한 언급을 삼가고 박 대통령도 민생 행보에 집중하면서 당내 상황을 관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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