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6일 평양 도심의 한 판매대가 고객으로 붐비는 모습.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김인환 기자] 북한의 평양과 다른 도시들에서 노점들이 번성하고 있다. 자본주의를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국가에서 소규모이지만 개인 상거래 형태가 늘고 있는 것이다.

도시 뒷골목에서 나이든 여성이 담배를 팔거나 농부가 고속도로를 따라 임시 가판대에서 농산물을 판매하는 일반적인 노점과는 대조적으로 몇몇 영향력이 큰 후원자의 지원을 받는 매점(kiosk)들이 북한의 도시들에서 눈에 띄게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평양의 주요 기차역 주변에는 햄버거 가판대가 영업하고 있고, 몇 블럭 떨어진 가판대에서는 빵과 제과제품이 갖춰져 있다. 꽃이나 청량음료, 인스턴트 음식을 파는 가판대도 있다.

가판대 노점의 대부분이 사소한 물건을 판매하지만 기반이 잘 다져진 식당이나 국가의 승인을 받은 기업이 운영하는 가판대도 크게 늘고 있다. 이는 북한의 현 상황이 초기 국내 소비자 시장에 가까워지고 있거나 시장 개발을 시도하려는 것을 보여준다.

북한에서 가판대 형태의 노점은 10여 년 전에 수도 평양에서 처음 나타났다. '지도부의 후함'을 보여주기 위해 보조금 지급이나 정부에서 발행한 쿠폰을 교환하는 목적으로 가판대가 운영됐다.

그러나 김일성 탄생 100주년인 2012년 가판대 노점을 폭넓게 허용한 후부터 수치상으로나 다양성 면에서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다. 북한에서 이러한 가판대 노점 확산은 불가피한 것인지도 모른다.

북한 당국은 여전히 시장 스타일의 자본주의에 눈살을 찌푸리며 그들의 중앙집권적인 국영 경제에 잠재적인 위협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당국의 암묵적인 승인 없이 대부분 도시에서 가판대 노점과 반(半) 공적인 큰 장터가 운영되고 있다.

대부분 가판대는 개인 행상에게 임대되고 있으며 다른 나라의 일반 시장처럼 가격을 흥정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비록 국가가 발행한 쿠폰이 아직 사용되고 있지만 가판대 노점 거래는 대부분 현금으로 이뤄지고 있다.

싱가포르의 비영리 교류단체 '조선 익스체인지'의 안드레이 아브라하미안 대표는 "노점 가판대가 개인 또는 국영기업의 참여로 인해 더 확산됐는지는 분명하지 않다"며 "다만 가판대는 혁신의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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