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추협, “겉으론 ‘백의종군’ 속으론 연합회 좌지우지하겠다는 것”

▲정부지원금 유용과 부정선거 등으로 자질 논란에 휩싸인 김경배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회장.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조은국기자] 김경배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회장이 이끄는 소상공인연합회추진위원회가 지난 19일 법정단체 출범을 위한 정관조정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일부 인사를 임의로 정관조정위원으로 선임해 물의를 빚고 있다. 당사자도 모르게 일방적으로 정관조정위원에 선임한 것을 놓고 김 회장이 또다시 파행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추진위는 정관조정위원장에 김진용 한국이용사회중앙회장을 추대하고, 위원으로 박대춘 한국서점조합연합회장, 박의수 한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장, 정인대 전국지하도상가상인연합회장, 김찬근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장 등을 각각 선임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본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임의로 위원에 선정해 당사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김경배 회장에 대한 퇴진을 촉구하고 있는 소상공인정상화추진협의회(이하 정추협)는 20일 “몇몇 당사자에게 선임 동의 여부를 직접 확인한 결과 박의수 한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장과 김찬근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장은 선임에 동의한 사실이 전혀 없음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정추협는 “본인에게 동의도 구하지 않고 박의수 회장과 김찬근 회장을 선임하고 이를 마치 동의를 얻은 것처럼 언론에 공표한 행위는 허위사실 적시이기 때문에 김경배 회장의 소상공인연합회추진위원회는 즉각 정정보도하고 하위사실 공표에 사과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실제 본지는 정관조정위원회에 선임된 위원 가운데 본인의 ‘수락 불가’ 의사표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공표된 것을 문제 삼는 일부 단체장의 문자메시지를 확보했다.
문자메시지를 보면 “일전에 유선상으로 정관위원회를 말씀하셨을 때 저는 할 수 없다고 전해드렸는데 언론에 제가 거론되는 있다. 저는 이사회에도 참석하지 않았고 전혀 모르는 과정이므로 정정 보도 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내용을 볼 때 김경배 회장이 위원으로 선임한 일부 인사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고 임의로 위원회에 포함시킨 것으로 판단된다. 
본인의 거부와 정추협의 반발이 거세지자 김경배 회장 측은 급히 박의수 회장을 제외한 새로운 정관조정위원회 명단을 급히 배포했다. 
정추협 최승재 실무간사는 이에 대해 “김경배 씨의 독선적 단체 운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일”이라며 “겉으로는 백의종군하겠다고 하지만 여전히 권력욕을 갖고 소상공인연합회를 좌지우지하겠다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최 간사는 또 “여론의 질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2선 후퇴를 빙자해 막후에서 소상공인 업계에 대해 옳지 않은 영향력으로 자신의 안위만을 챙기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소상공인연합회 출범을 앞두고 소상공인 간에 갈등을 보이는 것은 소상공인연합회 설립을 주도해온 김경배 회장이 정부지원금을 유용한 혐의가 드러나고, 슈퍼마켓협동조합회장 선거 당시 부정선거 논란 등 단체 대표 자격 논란에 휩싸이면서 소상공인연합회의 법정단체 출범이 교착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소상공인연합회정상화추진협의회 소속 단체장들은 “상당수 소상공인들은 도덕성과 자질 논란을 겪고 있는 김 회장이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자리에 대한 욕심을 내고 있어, 정작 소상공인들의 현안이 매몰되고 있고 새로 출범할 소상공인연합회의 도덕성에 흠결이 생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소상공인 단체장들이 정추협을 구성한 것도 이같은 우려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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