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여객기 잔해.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임영서 기자] 이집트 시나이반도에서 224명을 태운 러시아 여객기가 추락한지 닷새째인 5일(현지시간) 서방국가들이 사고원인으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가 기내에 설치한 폭탄이 터졌을 가능성을 제시하자 러시아와 이집트가 섣부른 판단이라며 이를 일축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추락사고 원인으로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폭탄 테러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보를 근거로 시나이반도의 모든 영국 항공편 운항중단 조치를 하면서 사고원인을 둘러싼 영국과 미국 등 서방의 지도자들과 러시아와 이집트 지도자들간의 공개적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영국과 미국 당국은 정보 수집과 위성사진을 근거로 시나이반도에서 활동하는 IS와 그 연합세력의 여객기 폭탄 테러 가능성을 조심스레 제시했다.

캐머런 총리는 이날 압델 파타 엘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어색한 정상회담을 한 뒤 엘 시시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에서 “테러범의 폭탄 테러에 대해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도 전화해 여객기 폭탄 테러 가능성 때문에 자국민 안전이 우려돼 내린 비행중단조치에 대해 설명했다.

엘 시시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영국의 비행중단조치에 대해 “영국 당국이 10개월전 샤름 엘 셰이크 공항에 공안 보안을 평가하는 조사단을 보냈고 조사단은 평가결과에 만족했다”며 “영국 조사단은 공항 보안 상황을 조사한 뒤 만족했다”고 반박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날 시애틀에 있는 라디오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폭탄 테러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고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도 성명에서 미국은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러시아와 이집트는 여객기 사고 원인을 결론내리기 전 그 과정이 필요하다며 미국과 영국의 폭탄 테러 가능성을 일축했다.

크렘린은 푸틴 대통령이 캐머런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그 가능성은 공식적 사고조사에서 도출된 자료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조사 초기 단계에서 한 가능성만 지목하는 것은 억측일 뿐”이라며 “누구도 어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현시점에서 1가지 가능성만 신뢰할 이유는 없다. 이는 조사단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항공당국의 알렉산더 네라드코는 이날 성명에서 “수사관이 피해자 시신, 수하물, 여객기 파편에서 폭발물 흔적을 찾고 테러 공격에 관한 부분도 조사하는 등 추락사고 원인에 대해 다각도로 조사하고 있다”며 “이 조사는 몇 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또한 미국과 영국이 여객기 추락 사고에 대해 수집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영국이 여객기 폭탄 테러 가능성에 대한 정보가 있으면서도 러시아와 공유하지 않았다는 것은 정말 충격"이라고 밝혔다.

이에 영국 당국은 다른 국가와 정보 공유 여부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이집트는 영국의 비행금지 조치에 대해 과잉 대응이라고 비난했다.

호삼 카말 이집트 항공장관은 이날 이집트 공항들은 국제 보안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며 폭탄 테러 가능성 주장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폭탄 테러 가능성 주장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나 기록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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