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임영서 기자] 영국인 반이상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원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파리 테러’ 이후 난민 유입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는 지난 18~19일 2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EU에 잔류(48%)보다 탈퇴(52%)를 원하는 국민들이 더 많았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자체 조사에서 ‘탈퇴’ 찬성 비율이 반을 넘어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9월 다른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찬성 비율이 처음으로 반을 넘은 바 있다.

앞서 지난 6월과 7월, 9월 진행된 같은 여론조사 결과, EU 잔류를 찬성하는 비율(55%)이 반대하는 비율(45%)보다 높았다. 지난 10월 난민 유입 위기 관련 보도가 쇄도한 가운데 시행된 조사에서는 찬성과 반대 비율 차이가 좁혀졌다. 53%가 EU 잔류를, 47%가 탈퇴를 원했다.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54%는 EU 탈퇴에 찬성했으며, 극우 정당 영국독립당(UKIP) 지지자는 93%의 압도적인 찬성률을 보였다. 노동당과 자유민주당, 스코틀랜드독립당(SNP), 녹색당 지지자들은 EU에 남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스코틀랜드가 EU 잔류 찬성비율(60%)이 가장 높았으며, 웨일즈(56%)와 잉글랜드 동부(43%), 사우스웨스트(40%) 순으로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세대간 차이도 두드러졌다. 18~24세의 경우 69%가 EU 잔류를 원했으며, 탈퇴를 원하는 비율은 31%에 그쳤다. 반면 65세이상의 경우, 62%가 EU 탈퇴를, 38%가 EU 잔류를 원했다.

영국독립당의 나이젤 파라지 당수 등 EU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은 유럽으로 들어온 중동 난민과 테러리즘이 연관돼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에 대해 동정심을 쏟아내는 것은 EU잔류 지지자들을 오히려 돕는 꼴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매튜 굿윈 켄트대학교 정치학 교수는 “이민 문제는 영국내 EU 회의론의 핵심이다”며 “(난민 등) 이민자들이 경제와 복지, 문화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믿는 유권자들이 EU 탈퇴를 찬성하는 비율보다 16배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의 난민 위기 발생과 순 이민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는 유권자들의 이런 걱정을 더욱 심화시키며, 탈퇴 가능성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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