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자고 나면 코로나로 병상이 부족하다는 뉴스가 메인을 차지한다. 최근엔 ‘오미크론’ 변이까지 출현해 국민들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업계에 종사하는 국민들은 아사(餓死) 직전이라 대유행 공포감에 걱정부터 앞선다. ‘위드 코로나’로 재기를 꿈꾸던 희망은 또다시 된서리를 맞게 됐다. 여행 등 다른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백신 도입부터 뒷북치는 당국의 조령모개(朝令暮改) 방역 지침에도 불구, 그동안 선량한 국민들은 오직 코로나 사태 종식을 위해 불만과 울분을 삼키면서 엄청난 피해를 감수해 왔다.

또 병상 부족으로 인해 많은 코로나 확진자들이 재택 치료로 내몰리면서 각자의 안녕은 스스로가 챙겨야 하는 개인의 몫이 됐다. 2년간 정부를 따라 버텨온 대가가 결국 ‘각자도생’의 막다른 길로 몰리게 된 셈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고통은 국정을 돌보는 높으신 분들에게는 딴 나라 얘기인지도 모른다.

‘공정’을 소리 높여 강조하던 문재인 정부의 부총리 가족 얘기다.

홍남기 부총리의 아들이 염증 질환으로 서울대병원에 지난달 24일 입원했다.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논란은 계속 커지고 있다.

응급 상황이 아니라는 병원의 진단에도 불구, 홍 부총리 아들이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특실에 입원한 사실이 한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확진자 폭증에 따라 일반 시민들의 병상 확보는 하늘의 별따기다.

병상이 부족해 지금 정말 급한 응급환자가 아니면 일반인의 입원은 아예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반인들은 암 수술이라든지 긴급 수술도 모두 연기되고 있는 지경이다.

하지만 홍 부총리의 아들은 2시간 만에 병상을 확보하고 입원했다.

모두들 아시다시피, 서울 시내 대형병원은 코로나 중환자 이외에는 일체 입원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해당 입원실은 일반 환자들이 입원할 수 없는, 코로나와 관련된 핵심적인 감염내과 입원실이라는데 있다.

언감생심(焉敢生心) 국민들은 꿈도 못 꿀 불공정과 반칙이 정부 고관대작에게는 별 게 아니었다. 너무 쉬웠다. 홍 부총리 아들은 병원장과 친하다는 아버지의 전화 한 통화에 별 따기만큼 어렵다던 입원을 하게 됐다. 말로만 듣던 ‘아빠 찬스’를 국민들은 또 목도하게 됐다.

이런 반칙이 여전히 허용되는 사회, 현 정부는 그간 국민들에게만 ‘공정’과 ‘정의’의 멍에를 씌워온 꼴이 됐다.

국민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다. 정치에 대한 불만을 국민들은 삭히고 삭히다 ‘뻥’하고 터지기 직전이다.

홍 부총리 아들의 서울대병원 입원을 두고 어떤 이는 ‘공정’ 문제를 넘어 ‘갑질’이라는 표현까지 입에 올리는 등 논란은 커져만 간다.

홍남기 부총리와 김현수 서울대병원장은 입원을 거절한 서울대병원 직원들과 이번 일로 상심이 컸을 국민들께 머리숙여 사과해야 한다. 둘 사이가 아무리 친하다 하더라도 사적인 영역을 떠나 부총리와 국립 대학병원장의 자격으로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 그게 공복된 도리다.

국정철학이란 나라의 높은 분들이 먼저 솔선수범하고 국민들이 그 진정성을 인정할 때 비로소 그 철학은 진정한 가치를 가진다. 그럴듯한 이쁜 포장에 가려진 표리부동한 선동은 끝내 ‘내로남불’로 되고 마는 말로를 보지 않았나.

‘공정’과 ‘정의’는 말로만 떠드는 정치인들의 포장지 문구가 아니다. 미래 세대를 위해 구축해야 할 우리 꼰대들의 최소한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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