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대희 전 대법관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제20대 총선 서울 마포갑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후 강승규 마포갑 당협위원장의 항의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김아연 기자] 안대희 전 대법관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일 각각 서울 마포갑과 종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내 분란이 일고 있다.

안대희 전 대법관이 부산에서 마포에 있는 숭문중학교로 전학온 인연으로 마포갑 출마를 선언하자 마포갑에서 지역구를 다져온 강승규 전 의원은 즉각 "돈이나 물건을 도둑질해야 도둑이냐"며 안대희 전 대법관을 몰아붙였다.

강승규 전 의원은 안대희 전 대법관의 출마 기자회견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공당의 정당한 절차에 의해 피눈물나는 노력으로 재건한 당협을 송두리째 빼앗아가려는 행동은 더 큰 도둑이 아니냐"며 안대희 전 대법관을 압박했다.

강승규 당협위원장은 "안대희 전 대법관은 당의 요청으로 부산 출마를 접고 서울 출마를 수락했다. 그러나 당이 요구한 험지 출마를 거부하고 끝내 마포갑 출마를 선언했다"며 "험지가 아닌 양지를 선택한 부나방이 됐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강승규 전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마포갑에 출마해 통합민주당 노웅래 의원을 제치고 당선됐지만 19대 총선에서는 공천을 받지 못했다. 당시 공천을 받았던 새누리당 신영섭 후보는 노웅래 의원에게 패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종로 출마를 선언하자 박진 전 의원도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박진 전 의원은 "오세훈 후보의 종로 출마는 명분도 실리도 없다"며 "오히려 당의 총선 승리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박진 전 의원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당의 방침을 번번이 어겼다. 당과 당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줬다"며 "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시장직을 걸고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해서 시장직을 빼앗겼고, 종로와는 아무런 연고도 없고 별다른 기여도 한 바 없는 본인이 정치적 입지만을 위해 출마를 강행하는 것은 새누리당과 종로 주민에게 부담과 혼란만 준다. 서울 시민의 기대와 당의 요청을 헌신짝처럼 저버리는 후보에게 한국정치의 요람이자 정치 1번지인 종로를 맡길 수 없다"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압박했다.

박진 전 의원은 종로에서 16~18대 3선을 지냈다.

한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안대희 전 대법관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출마 지역구 확정과 관련해 "본인들의 최종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안대희, 오세훈 두 출마예정자의 출마선언에 부쳐'라는 제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 "당의 공천룰에 따른 투명하고 공정한 경선을 통해 공천이 이뤄질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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