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친 러시아 반군 지역인 도네츠크에서 한 남성이 건물에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깃발을 게양할 준비를 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돈바스 지역(도네츠크, 루한스크)의 독립을 승인하면서 이들 지역에 러시아 군대를 파견해 러시아 정부가 '평화유지 활동'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친 러시아 반군 지역인 도네츠크에서 한 남성이 건물에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깃발을 게양할 준비를 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돈바스 지역(도네츠크, 루한스크)의 독립을 승인하면서 이들 지역에 러시아 군대를 파견해 러시아 정부가 '평화유지 활동'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전혜은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공화국들의 독립을 승인하고, ‘평화유지’ 빌미로 軍 진입을 지시했다. 이에 미국 등 서방 세계는 푸틴 대통령의 전격적인 조치에 즉각 제재에 나서는 등 강력 반발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국가안보회의 긴급회의를 마친 뒤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자 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했다.

그는 승인 직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지난 2014~2015년과 마찬가지로 이 지역에서의 전격전을 벌이려 하고 있다. 지역 거주민들이 연일 포격을 받고 있으며, 공격용 무인기(드론)‧중화기‧미사일‧대포 등이 동원되고 있다”며 “즉각적으로 DPR과 LPR의 독립과 주권을 승인하는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DPR 수장의 요청과 관련, 러시아 국방부는 '우호·협력·상호 원조에 관한 조약' 체결 전까지 러시아군을 이용해 DPR에서 평화유지군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DPR, LPR의 지도자들과 ‘러시아-DPR·LPR 간 우호·협력·상호원조에 관한 조약’도 체결했다.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한 교관이 우크라이나 극우 단체회원들에게 AK47 소총에 관해 설명하는 동안 한 소년이 소총을 들고 놀고 있다. 사진=뉴시스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한 교관이 우크라이나 극우 단체회원들에게 AK47 소총에 관해 설명하는 동안 한 소년이 소총을 들고 놀고 있다. 사진=뉴시스

CNN은 관련 정보에 밝은 고위 관료를 인용, 러시아군이 이날 저녁 늦게 혹은 22일 오전에 진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무장 러시아군이 돈바스 지역에 임의 진입해 분리주의 공화국 반군과 연합할 경우 이 지역을 지키고 있는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유혈 충돌할 수 있다.

미국 정부는 푸틴 대통령의 독립승인 결정에 즉각 반발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러시아의 이런 움직임을 예상했고 즉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재를 위한 행정명령을 발동하는 한편 추가 조처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즉각 서명한 행정명령은 돈바스 지역의 자칭 두 공화국에 대한 미국인의 신규 투자 및 무역, 금융을 금지하고, 이 지역 인사들을 제재할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전화통화를 갖고 향후 대응책을 논의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및 유럽연합(EU) 차원의 제재조치를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지역에 관한 러시아의 결정은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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