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유호승 기자] 새해가 시작된지 어느덧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한껏 따뜻해진 날씨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은 너무나 춥게 느껴진다. 특히 미래재산인 ‘청년’들에겐 더욱 거대한 ‘한파’로 느껴진다.

청년실업률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월 청년실업률은 12.5%를 기록해 고용동향과 같은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9년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역시 11.8%를 기록해 청년 10명 중 1명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더욱 한숨이 나오는 건 고용시장에 활기가 돌아 청년채용이 활발히 이뤄져야 하지만, 이마저도 뚜렷하지 않다. 삼성·현대자동차·LG·SK 등 국내 30대그룹의 올해 신규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감소했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1월부터 지난 18일까지 공기업과 금융그룹을 제외한 자산순위 30대그룹을 대상으로 올해 고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21개 그룹은 지난해 수준이하로 신규인원을 채용한다.

이에 따라 올해 신규채용은 지난해 13만1917명 대비 4.2% 줄어든 12만6394명으로 예상된다. 줄어든 채용규모로 청년층은 또다시 갈 길을 잃게 됐다. 청년은 정녕 어디로 가야 하는가.

갈피를 못잡는 청년층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중동진출’이라는 해답을 제시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청년 일자리 해결이 얼마나 화급한 일인가. 청년 일자리는 중동을 중심으로 해외에 많이 있다”며 “대한민국 청년이 다 어디 갔냐고, 다 중동 갔다고, 텅텅 빌 정도로 한번 해보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 당시 청년들은 “너나 가라”며 성토했다. 또한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등이 지난해 발간한 ‘정부 해외인턴사업 현황 파악 및 해외취업 연계를 위한 추진방안 연구’ 등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해외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한 실습인원은 2767명에 달한다. 그중 86.9%에 달하는 2404명이 무임금 노동에 시달렸다. 급여를 받은 인원은 겨우 363명, 13%다.

국내 취업시장 활성화를 위해 확실한 대책을 제시해야할 대통령이 한 ‘중동진출’ 발언은 진한 아쉬움을 남긴다. 먼저 청년들이 해외에서 무임금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을 모르고 한 말인지 궁금하다. 아울러 만약 이러한 실정을 알고도 중동진출을 권한 것이라면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청년은 정녕 어디로 가야 하는가. 국내 취업시장이 더욱 얼어붙어가는 이 실정에, 국가원수의 말을 믿고 중동 등 해외로 떠나야만 하는가. 정부에 촉구한다. ‘중동진출’과 같은 허황된 발언이 아닌 실효성있고 확실한 해결책을 내놓아주기를. 청년들이 숨쉬고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의 미래재산이 ‘청년’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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