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수입액 증가로 국내 경유 가격 14년 만에 최고치
경유, 물류차량·농기계·어선·건설장비 등에 사용…체감물가로 직결
국내 정유사 사후정산제 채택…민간 피해 증가에 한몫

▲ 사진=뉴시스
▲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계속 되면서 올해 1~3월 에너지 수입액이 85% 증가하고 민생의 고통은 더욱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3월 20일까지 3대 에너지(원유·가스·석탄) 수입액은 384억966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4% 증가했다.

원유 수입액이 69.8% 늘었고 가스 수입액은 92.0%, 석탄 수입액은 150.6% 증가했으며 3대 에너지 수입액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을 월별로 나타낼 경우 1월(131.4%), 2월(53.4%), 3월 1∼20일(75.5%) 등으로 집계됐다.

에너지 수입액 증가의 원인으로는 ▲서방진영의 러시아 원유 금수 조치 ▲OPEC+의 소극적 증산 움직임 ▲예멘 반군의 사우디 석유시설 피습 ▲코로나19 회복에 따른 원유 수요 증가 등이 겹치며 국제유가가 크게 증가한 것에 따른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에너지 수입액 증가로 민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국내 경유 가격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날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경유 평균 판매가는 리터당 1920.24원으로 지난 2008년 7월 이후 14년여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역을 서울로 한정하면 평균 경유 가격은 2000원을 돌파했고 서울 일부 주유소에서는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더 비싼 역전현상까지 나타났다.

경유는 화물차, 택배트럭 등 물류차량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농기계, 어선, 건설장비 등의 연료로 사용돼 경유 가격의 상승은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로 직결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정유사가 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사후정산제'를 택하고 있어 민간 소비자는 유가 상승 시기에 더욱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사후정산제는 주유소가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에서 유류를 공급받고 한 달 뒤 정유사가 주유소에 확정가격을 통보하는 구조로 주유소는 당장에 정유사를 통해 들여온 유류 원가를 알 수 없어 유가가 오를 때는 빠르게 가격을 올리고 유가가 내릴 때는 천천히 내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민간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기름값에 빠르게 반영될 수 있는 유류세 인하폭을 현재 20%에서 법적 최대한도인 30%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유류세 추가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 등으로 인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유류세 인하폭 확대 여부도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 추가 인하 여부, 인하폭 및 물가관계장관회의 개최여부를 포함한 검토일정 등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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