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 “연간 40억유로 규모의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할 것”
러시아, EU 연간 가스 필요량의 40% 공급…단기적인 대체재 없어
독일 “모든 러시아 에너지 수입 금지는 EU 회원국에 더 큰 타격”

▲ 독일 쾰른 중심부에 위치한 천연가스 시설. 사진=뉴시스 
▲ 독일 쾰른 중심부에 위치한 천연가스 시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러시아 석탄 수입 금지를 포함한 5차 제재안을 공개했지만 천연가스 제재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AP통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각)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을 상대로 잔인하고 무자비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우리가 최대한의 압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뒤이어 “연간 40억유로(약 5조3265억원) 규모의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를 부과할 것”이라며 ”EU는 석유 수입을 비롯해 추가적인 제재에 관한 작업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5차 제재안에는 석탄 금수 조치를 비롯해 ▲러시아 4개 주요 은행에 대한 거래 완전 금지 ▲러시아 선박 및 러시아 운영 선박의 EU 항구 접근 금지 ▲러시아·벨라루스 도로 운송 사업자 접근 금지 ▲러시아에 반도체, 기계 및 운송 장비 등 주요 품목 수출 금지 등이 포함됐다.

다만 이번 제재안에서 주요 쟁점인 천연가스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러시아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EU가 천연가스를 무기화하고 있는 러시아에 주도권을 뺏긴 것으로 풀이된다.

EU는 현재 연간 필요한 가스량의 40%인 약 1550억㎥ 가량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으며 독일의 경우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가 55%에 달한다.

지난달 EU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천연가스 루블화 결제 등 천연가스 무기화에 대해 러시아 가스의존도를 줄이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지만 장기적인 대책일 뿐 당장 러시아 가스를 대체하기는 한계가 있다.

러시아 천연가스의 대체재로 알려진 미국의 올해 LNG 생산능력은 작년 대비 20% 늘어난 1억톤이지만 ㎥으로 환산하면 20억㎥로 미국이 생산량 전부를 유럽에 수출한다고 가정해도 유럽이 러시아에 공급받는 1550억㎥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 양이다.

아울러 독일, 프랑스 등이 러시아와의 공동 투자를 통해 신설한 노드스트림2(수송용량 550억㎥)까지 감안한다면 러시아 가스 없이는 현재 늘어나는 천연가스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다.

지난 4일(현지시각)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은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을 중단하는 것은 아직 가능하지 않다”며 “모든 러시아 에너지 수입 금지는 러시아보다 EU 회원국에 더 많은 경제적 악영향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향해 ‘도살자’라고 표현한 것을 겨냥해 "말이나 행동을 통해 긴장을 고조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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