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컨슈머' 취급에 고객센터 불통까지, 소비자 뿔났다

▲ 니켈 조각을 발견됐다는 민원이 제기된 청호나이스의 '이과수 얼음냉온정수기 티니 UV α(알파)'<사진=청호나이스 홈페이지>

[위클리오늘=이경원 기자] 정수기에서 중금속으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돼 논란이 일었던 ‘정수기 업계 2인자’ 청호나이스(대표 이석호)가 미온적인 대응으로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정수기 중금속 논란’이 있은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청호나이스 정수기를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문제가 되는 모델이 어떤 것인지조차 공식적으로 발표된 게 없다'며 불안감에 떨고 있다.

현재 청호나이스 측은 300여 명의 대책반을 통해 시중에 판매중인 자사 얼음정수기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 6일 공식 홈페이지에는 “제품 안전성에 의구심이 들 경우 전문엔지니어가 정성껏 점검을 해 드릴 것”이라는 사과문을 게재한 상태다.

문제 제품 환불이나 교환 등은 공지되지 않고 있으며 렌탈 기간이 만료된 이후 별도의 유지보수 계약을 맺은 고객에게만 부품 교체 서비스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앞서 코웨이 정수기가 니켈 조각이 검출되는 사실을 알고도 제품 판매를 계속한 점이 드러나 문제가 되자 제품 전량 회수 및 렌탈료 전액 환불이라는 조치를 실시한 것과 대조적이다.

소비자들은 ‘청호나이스의 이러한 책임 회피성 태도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라며 분노하고 있다.

중금속 검출 최초 제보자는 지난 2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8월 청호나이스에 민원을 접수했지만 사측은 지속적인 문제제기에도 상황을 은폐하고 나를 돈을 노린 ‘블랙 컨슈머(이익을 위해 고의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로 취급했다”고 밝히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에 그는 이물질의 성분분석을 의뢰했고 1년 만에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해당 이물질이 니켈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청호나이스는 제보자에게 사과를 했지만 제보자는 “사실 은폐에 대한 회사의 양심선언과 철저한 역학조사가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과거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에서도 유사한 피해 사례를 찾아볼 수 있었다.

2009년과 2012년에는 ‘청호나이스 정수기에서 니켈 조각이 발견돼 민원을 제기했지만 무상수리∙보상∙환불은 불가했고 중금속 중독 진단서가 있어야 피해보상 해 준다고 했다’는 게시글과 사진이 있었다.

소비자들은 수 년 전부터 민원이 제기돼 오던 것을 예로 들며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려 하지 말 것, 신속한 피해보상 절차를 밟을 것’을 요구하며 집단 소송까지 불사하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현재 소비자 피해보상에 대해 “아직까지 환경부 조사 결과와 정밀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조사가 끝나야 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이물질에 대해서는 “아직 해당 이물질이 무엇인지 정확히 밝혀진 바 없다”며 “중금속이 없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이물질이 나왔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하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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