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5.4%…2008년 8월(5.6%) 이후 최고치
러·우크라 전쟁, 거리두기 해제 등 물가 상승 이끌어
이창용 한은 총재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용할 것”

▲ 지난달 말 서울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 지난달 말 서울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를 넘어서며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2020=100)으로 전년동월 대비 5.4%,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5%대의 상승률을 보인 것도 2008년 9월(5.1%) 이후 처음이다.

이번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은 ▲러·우크라 전쟁 등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보복 소비 등으로 풀이된다.

유가 상승의 여파로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은 전년보다 8.3% 올라 지난 2008년 10월(9.1%) 이후 가장 많이 올랐으며 5월 물가 상승률 중 절반인 2.86%p를 공업제품이 기여했다.

경유(45.8%), 휘발유(27.0%), 등유(60.8%), 자동차용LPG(26.0%)가 모두 큰 폭으로 오르면서 석유류는 34.8% 상승했고 경유는 2008년 7월(51.2%)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개인서비스는 외식(7.4%)과 외식 외(3.5%)가 모두 올라 5.1% 상승했으며 지난 2008년 12월(5.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5월 물가 상승률 기여도는 1.57%p로 나타났다.

외식 중에는 갈비탕(12.2%), 생선회(10.7%), 치킨(10.9%)이 많이 올랐으며, 외식 외에는 보험서비스료(14.8%), 공동주택관리비(4.1%)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한 가운데 농축수산물 가격 등 오름폭도 확대됐다"며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급 측면의 물가 상승 요인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뒤이어 "6월 물가는 전월비 상승률이 -0.4% 이상이 되지 않는 한 5%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은 4.3%가 될 것"이라고 말해 물가 상승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국내 인플레이션 문제가 진정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오는 7월 14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추가적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달 26일 기준금리 인상 직후 이창용 한은 총재는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높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당분간 물가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물가 상승에 맞춘 통화정책을 시사했다.

한은 금통위는 작년 8월을 시작으로 총 5번의 금리인상(125bp=1.25%p)을 단행했으며 오는 7·8·10·11월로 예정된 금통위 회의에서 최소 2번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이 나올 경우 올해 말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2.25%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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