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산 반도체 소재 수입액 늘어…제조 장비 전년대비 44% 증가
증권가 연구원 “우리나라 반도체 업체, 국산 소재 도입 신중”
닛케이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는 장기적으로 일본 기업에 악영향”

▲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가 3년 가까이 지난 가운데 우리나라의 반도체 소재 국산화 성과가 부진하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8일 “(일본의)수출규제 이후 한국이 관련 품목의 국산화를 추진했지만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액이 증가로 돌아서는 등 원래 위치로 되돌아가는 움직임이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 노역 피해자 배상 판결을 계기로 지난 2019년 7월 1일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으며, 같은 해 8월 19일 한국을 수출 절차 우대국인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일본의 주요 수출규제 품목은 ▲불화수소(식각 및 세정 공정) ▲포토레지스트(노광 공정) ▲플루오린 폴리이미드(패키징 공정) 등 반도체 핵심 소재로, 우리나라는 일본 수출규제에 맞서 2조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해 반도체 소재 국산화에 나섰지만 성과는 뚜렷하지 않았다.

닛케이가 한국무역협회 통계를 조사한 결과 ‘불화수소’의 경우 우리나라의 2020년 일본산 수입액은 2018년 대비 86% 감소했지만, 2021년에는 전년 대비 34% 증가로 돌아섰고, 올해 1∼4월에는 전년동기 대비 30% 증가하는 등 수입액이 늘어나는 상황이 발생했다.

‘포토레지스트’는 매년 두 자릿수 수입 증가율이 이어졌고,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수입액이 2019년 대비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일본에서 수입하는 반도체 제조 장비의 2021년 수입액은 전년보다 44% 늘어난 63억달러에 달했다.

한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반도체용 레이저 절단기는 최근 2년 연속 일본에서 100% 수입했으며,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2020년 기준 수입량의 93.8%를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체재를 도입하려면 반도체 생산라인을 정지시켜야 하기 때문에 한국 반도체 업체들도 국산 소재를 추가 도입하는데 신중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닛케이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가 한국 기업의 불신을 초래해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가 한국 기업에 불필요한 불신감을 심어줬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장 가동이 멈출 위험성을 통감한 만큼 일본 제품을 대신할 공급자를 육성하기 위해 자본 지원이나 기술 공유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뒤이어 “삼성이 많은 일본계 기업의 주요 고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에 의한 소재·장비 국산화는 일본 기업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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