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기업 공급망 경쟁력 100점 만점 중 평균 58점
제조기업 91% “하반기 공급망 전망 부정적”
중국·러시아 등 하반기 공급망 환경 가장 우려돼

▲ 서울 시내 한 공업사에서 작업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서울 시내 한 공업사에서 작업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우리나라 제조기업의 공급망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지난 3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상위 1000대 제조기업 150곳을 대상으로 '제조기업의 공급망 전망과 과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은 자사의 현재 공급망 경쟁력에 대해 100점 만점 중 평균 58점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 항목별로 ▲유연성(팬데믹, 재해와 같은 돌발상황에 잘 대처함) ▲분산성(특정 국가 또는 업체에 편중되지 않음) ▲신속성(권역별 공급망 현지화로 신속하게 대응함) 등은 평균 56∼58점으로 집계됐다.

특히 ▲디지털화(공급망의 디지털전환 및 데이터 통합이 잘 이뤄짐) ▲ESG 대응성(탈탄소 공정 등 주요국·업체의 ESG 요구사항 강화에 잘 대응함)의 경우 모두 55점으로 가장 낮은 평가가 나왔다.

최근 2년간 글로벌 공급망 훼손 원인으로는 ▲특정 지역 봉쇄 등으로 인한 ‘팬데믹 리스크(35.3%)’ ▲러·우크라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30.7%)’ ▲운송 지연이나 파업 등 ‘물류·운송 리스크(27.5%)’ 등이 꼽혔다.

글로벌 공급망 재조정 대책에 대해 '이미 구체적 대책을 마련했다'고 답한 기업은 6.0%에 그쳤으며, '검토 중'이라고 답한 기업이 44.0%, '검토 예정' 기업은 35.3%였다.

아울러 국내 제조기업의 약 91%가 하반기 글로벌 공급망 여건도 부정적일 것이라고 답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글로벌 공급망 여건은 상반기 상황과 비교해 비슷(48.0%)하거나 악화(42.7%)할 것으로 보는 기업들이 많았으며, 상반기 대비 약간이라도 개선될 것으로 보는 기업은 9.3%에 그쳤다.

하반기 중 공급망 환경이 가장 우려되는 지역으로 ‘생산·수입’ 측면에서는 ▲중국·대만(51.4%) ▲러시아·독립국가연합(CIS)(24.0%) ▲유럽연합(EU)(3.3%) 등을 예상했으며, ‘판매·수출’의 경우 ▲러시아·CIS(31.3%) ▲중국·대만(26.7%) ▲미국(7.3%) 등을 지목했다.

문일경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하반기에도 공급망 혼돈은 지속될 것”이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올해 안에 종료되더라도 파괴된 공급망이 회복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뒤이어 “주요국의 전략 자원에 대한 무기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범부처적인 통일된 공급망 컨트롤 타워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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