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가격, 배럴당 102.60달러에 마감…전일 대비 5.13% 급등
미국의 빈손 외교, 러시아의 가스 무기화 등 유가 상승 이끌어
증권가 연구원 “유럽발 에너지 위기 리스크 커질 수도”

▲ 사진=뉴시스
▲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국제유가가 1주 만에 다시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원유공급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18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5.01달러(5.13%) 오른 배럴당 102.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지난 11일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마감했고, 이날 상승률은 지난 5월 11일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번 국제유가 급등의 원인은 ▲바이든 정부의 ‘빈손 외교’ ▲러시아의 천연가스 무기화 등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16일 4일간 이어진 중동 순방을 끝내고 “석유 공급을 늘리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가 몇 주 내에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사우디 측이 이를 부인하면서 바이든 정부의 ‘빈손 외교’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미국의 비현실적인 에너지 정책이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을 유발했다”며 미국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미국이 사우디 원유 증산에 대한 확답을 받지 못한 가운데 러시아가 천연가스 무기화에 나선 점도 국제유가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이 일부 유럽 고객에 '불가항력 선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불가항력 선언’은 기업 간 무역 거래에서 천재지변과 같이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계약 이행 의무를 피할 수 있는 조치로, 러시아가 앞으로 유럽에 가스 공급을 계속 제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독일과 연결된 최대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인 노르트스트림1에 대한 정비를 이유로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오는 21일까지 열흘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가스공급을 제한하기 위해 예정된 정비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가스프롬의 불가항력 선언에 대해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현재 노르트스트림을 통한 가스공급 중단이 정비가 끝날 것으로 예정된 21일 이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뒤이어 “정비 문제로 중단되고 있는 노르트스트림 가동이 21일 재개될지 여부가 천연가스 가격은 물론 유가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만약 중단이 지속된다면 러시아 측의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 중단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을 증폭시켜 유럽발 에너지 위기 리스크는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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