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조세·임금·인력수급 등 TSMC보다 불리
한경연 “반도체 경쟁 위해 해외 선진업체 수준의 인프라 지원 필요”
미국 반도체 기업 실적 경고에 ‘주가’ 추락

▲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사진=뉴시스
▲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사인 대만 TSMC보다 경영 환경이 더 열악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10일 발표한 ‘삼성전자와 TSMC 경쟁요인 비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TSMC에 조세·임금·인력수급 등에서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조세의 경우 기업에 국내 법인세 최고세율(25%)이 대만(20%)보다 5%포인트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 정부가 법인세 최고세율을 22%로 인하하는 내용의 세제개편을 추진 중이지만, 세제개편이 이뤄져도 삼성전자에 적용되는 법인세율이 TSMC보다 여전히 높다.

세액공제 관련해서 TSMC는 ▲연구개발(R&D) 투자 15% ▲패키지 공정비용 40% 지원 ▲반도체 인력육성 보조금 등을 지원받지만, 삼성전자는 ▲R&D 투자 2% ▲시설투자 1% 등의 세액공제율을 적용받아 R&D 및 시설투자에 있어 크게 불리했다.

다만 반도체 지원법인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이 올해 초 우리나라 국회를 통과하면서 R&D 비용(2% → 30∼40%) 및 시설투자(1% → 6%)에 대한 세액공제율이 인상될 예정인 만큼 향후 삼성전자가 R&D 및 시설투자에 있어 TSMC보다 유리한 위치에 놓일 전망이다.

인건비와 인력수급 측면에서도 TSMC가 삼성전자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기준 TSMC의 임직원 평균임금은 약 9500만원으로 삼성전자(1억4400만원)보다 34% 가량 적었다.

아울러 대만은 반도체 학과 등을 통해 매년 1만명의 반도체 인력을 육성하고 있지만 한국의 반도체 인력은 1400명에 불과했다.

인프라의 경우 대만의 전기요금이 kWh당 134.2원으로 한국(110.5원)보다 비쌌지만, 수도요금은 대만(t당 486원)이 한국(719원)보다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경연 이규석 부연구위원은 “국내기업들이 반도체 기술패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해외 선진업체 수준의 인프라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법인세 인하,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 세액공제율 인상, 인력양성 등에 대한 지원 및 규제완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엔비디아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경고 여파에 전날 대비 1.50% 하락한 5만9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5만전자’로 거래를 마친 것은 지난달 14일 이후 19거래일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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