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7월 CPI 전년동월 대비 8.5% 상승…시장 전망치(8.7%) 하회
근원 CPI, 올해 3월 이후 지속적인 하락 추세
인플레 정점 통과 기대감에 금리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 커져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미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보다 낮게 나오며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정점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1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 대비 8.5% 상승했고, 전월 대비 변동은 없었다.

이는 지난 1981년 11월 이후 최대폭이었던 6월 CPI(9.1%)에 비해 상승폭이 크게 둔화된 수치이며,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전년동월 대비 8.7%, 전월 대비 0.2%를 하회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보다 5.9%, 전월보다 0.3%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동월 대비 상승률은 6월과 동일하고 전월 대비 상승률은 6월(0.7%)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특히 근원 소비자물가지수의 전년동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 3월(6.5%) 고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가 나타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경제학자들은 에너지·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 수치를 주시한다”며 "이는 몇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번 7월 CPI 발표로 물가상승 추세가 정점을 찍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미 연준이 오는 9월 22일로 예정된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인상 속도를 줄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 9월 FOMC 기준금리 인상 전망치. 자료=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
▲ 9월 FOMC 기준금리 인상 전망치. 자료=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FOMC에서 ‘빅스텝’(0.50%p 금리인상)이 나올 가능성은 57.5%로 ‘자이언트 스텝’(0.75%p 금리인상) 가능성(42.5%)을 앞질렀다.

전날까지만 해도 ‘자이언트 스텝’이 나올 가능성(68.0%)은 ‘빅스텝’ 가능성(32.0%)을 크게 상회했지만 7월 CPI 발표 이후 단 하루 만에 역전됐다.

낸시 데이비스 콰드래틱 캐피털 매니지먼트 창립자는 “7월 CPI의 둔화는 연준에 상당한 안도감을 줄 것 같다”며 “인플레이션이 계속 둔화한다는 것이 확인되면, 연준은 통화 긴축 속도를 늦추기 시작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한 달의 수치만 보고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발언도 나왔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한 달의 수치만으로 하락추세를 판단할 수 없다"며 "7월에 하락한 국제유가가 이번 CPI에 반영됐겠지만 가을에 유가가 상승할 위험이 많다"고 경고했다.

그레그 맥브라이드 뱅크레이트닷컴 수석 애널리스트도 "7월 지표를 기반으로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이르렀다고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정점에 도달했다고 느끼려면 광범위하게 지속적인 하락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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