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프롬 “서방 제재에 가스 생산·수출량 감소”
유럽 천연가스 가격, 전년동월 대비 395% 급등
산업부 “겨울철 천연가스 대란 대비 미리 확보 중”

▲ 독일 루브민에 위치한 가스 정제 시설 모습. 사진=뉴시스 
▲ 독일 루브민에 위치한 가스 정제 시설 모습.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올 겨울 유럽의 가스 가격이 현재보다 60%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푸트니크 통신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가스프롬은 “서방의 제재로 가스 생산·수출량이 감소하고 있다”며 “현재 유럽의 가스 가격은 1000㎥당 2500달러(328만원)로, 보수적으로 추정해도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겨울에는 1000㎥당 4000달러(525만원)를 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가스프롬의 가스 생산량은 2748억㎥로, 지난해 같은 기간 4170억㎥ 대비 13.2% 감소했으며, 독립국가연합(CIS) 이외 국가로의 가스 수출량은 전년동기보다 36.2% 줄었다.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제재에 반발해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거나 공급량을 줄이는 등 ‘에너지 무기화’에 나섰다.

유럽연합(EU)은 지난 5월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올해 3분의 2까지 줄이기로 했지만,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지난해 기준 EU 총 소비량의 40%를 담당하고 있고, 대체 공급원 확보도 인프라 시설 구축 등 문제가 남아있어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독일의 경우 가스 사용 절약을 위해 가스 사용 부담금을 부과하기로 하는 등 독일 국민이 부담하는 실질적인 에너지 비용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독일 가스가격비교포털 체크24는 “지난해 연간 1301유로(174만원)를 냈던 4인 가구는 올해 가스 가격 상승에 따라 3415유로(457만원)를 내야 하는데, 여기에 추가로 부과되는 가스 사용 부담금까지 더하면 3991유로(534만원)를 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기준이 되는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9월물) 가격은 ㎿h당 223유로로, 전년동월 ㎿h당 45유로 대비 무려 395% 급등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겨울철 천연가스 대란 우려에 대해 사전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8일 “러·우 사태에 따른 국제 가스 시장의 높은 불확실성 등을 감안해 올겨울 대비 필요한 천연가스 물량을 예년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동절기 시작 전인 11월에 가스공사의 LNG 재고가 만재재고(저장시설의 약 90%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지난 4월부터 현물구매 등을 통해 적극 확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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