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기대인플레이션율 4.3%…전월 대비 0.4%p 하락
주요국 물가 지표 하락 및 금리인상 기조 등 물가 정점 기대감 높여
집값 전망 사상 최저치…금리인상·정부정책 등 영향

▲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향후 1년의 물가상승을 전망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8개월 만에 하락 전환하면서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정점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3%로 전월 대비 0.4%p 하락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 4.7%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2021년 12월(0.1%p 하락)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소비자가 예상하는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로 임금 협상, 가격 설정 및 투자 결정 등 장기적인 물가 책정 요소에 활용돼 미래의 물가상승을 전망하는 주요 경제 지표이다.

이번 기대인플레이션율 하락은 ▲미국 등 주요국의 물가 지표 하락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 ▲국제 에너지·식량 하락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월 대비 8.5% 상승해 시장 전망치(8.7%)를 하회한 가운데,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냈다.

아울러 미국을 비롯해 영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도 올 하반기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에 대한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글로벌 물가 흐름이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기대가 나오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 물가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정부 발표 등이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준 듯하다"며 "최근 유가 등이 소폭 하락한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대인플레이션율 하락에도 소비자가 지난 1년간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의미하는 '물가 인식'은 5.1%로 전월과 같았다.

황 팀장은 "유가가 잠깐 하락했지만, 폭우 등으로 식품·채소류 등 생활 물가는 오른 상태"라며 "그런 것에 기반해 물가 인식이 여전히 높게 나타났지만, 하반기 물가 정점 통과 기대를 반영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집값 전망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보다 6포인트 하락한 76을 기록해 지난 2013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황 팀장은 "최근 들어 서울과 지방 등 전국적인 주택 매매 가격 하락세가 확대되고 있고,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도 커지면서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된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폭우로 취소가 되긴 했지만 조사 당시 250만호 이상의 주택 공급계획 발표가 예고 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