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10월 인도분, 배럴당 97.01달러…지난주 대비 4.2% 상승
사우디, 국제유가 하락에 원유 감산 언급
시장분석가 “공급 측면 위험 큰 만큼 유가 100달러 넘길 수 있어”

▲ 사진=뉴시스
▲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국제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움직임에 수급 차질 우려가 생기며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0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97.01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지난 26일(93.06달러) 대비 4.2% 급등했다.

WTI 가격은 지난 7월 29일 이후 한 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으며,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기준유 브렌트유 10월 인도분은 배럴당 105.09달러까지 치솟았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사우디의 원유 생산 감축 제안에 대해 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공감하면서 국제유가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최근 원유 선물 가격이 기본적인 수요와 공급에 대한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극심한 시장 변동성과 유동성 축소로 향후 OPEC는 감산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OPEC 순회 의장인 브뤼노 장-리샤르 이투아 콩고 에너지 장관은 “시장 변동성에 따른 감산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사우디의 제안이 우리의 견해·목표와 부합한다”고 말해 원유 공급 축소 우려를 키웠다.

영국 투자회사 ADM 인베스터서비스 인터내셔널의 마크 오스트발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침체가 수요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지속적인 공급 제약과 OPEC의 감산 위협으로 시장이 고르지 못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 권력 투쟁으로 인한 유혈사태가 발생한 점도 국제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금융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시장분석가는 "리비아의 원유 생산량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잠재적인 내전 위험이 높아지고, OPEC+의 감산 기대가 커져 유가가 올랐다"며 “공급 측면의 위험이 너무 큰 만큼 원유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 넘게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리비아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27일(현지시간) 수도 트리폴리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로 최소 23명이 사망하고 140명 이상이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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