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엔비디아 일부 GPU 제품 수출 중단 명령
대만을 향한 중국의 군사행동 등 미국의 대중 수출규제 이끌어
증권가 연구원 “이번 수출규제는 아시아 시장에 악영향 줄 것”

▲ 미국 워싱텅 D.C.에 위치한 백악관 외경. 사진=뉴시스
▲ 미국 워싱텅 D.C.에 위치한 백악관 외경.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미국이 중국에 대한 고성능 AI칩 수출을 규제하면서 미중 갈등 격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에서 “미 정부는 지난달 26일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제품이 중국군에 의해 사용될 수 있는 위험을 줄일 것”이라며 “향후 홍콩을 포함한 대중국 수출과 관련해 새로운 라이센스 요건을 부과할 예정이라고 전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수출 규제를 받을 제품으로 고성능 인공지능(AI)에 활용되는 GPU 제품인 H100, A100이 될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해당 제품에 대한 대중국 수출규제가 이뤄질 경우 엔비디아의 매출은 4억달러(537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엔비디아의 경쟁사인 AMD 역시 미국 정부로부터 비슷한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 관계자는 “현재 중국에 대한 수출을 지속하기 위해 허가를 신청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가 면제 조치를 해줄 것인지는 미지수”라며 “현재 중국 내 고객들과 함께 이 제품들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자국의 반도체 회사의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고 다시 대중국 수출규제에 나선 이유는 지난달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미중 갈등이 고조된 것에 따른다.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물가 안정을 근거로 대중 관세 인하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으나,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훈련 이후 백지화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민주당 내 일부 의원들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이 대중 관세 인하를 공격 소재로 사용할 수도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만큼, 향후에도 대중 수출규제를 통해 중국과의 갈등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높다.

한편 미중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증시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연구원은 “엔비디아에 대해 미국 정부가 중국에서 데이터 센터 관련 품목을 제한하며 새로운 면허 요건을 부과했다”며 “이는 미중 기술 갈등이 크게 고조 될 수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에 아시아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1.18% 하락한 2443.00에, 코스닥 지수는 0.78% 내린 800.74에 거래를 시작한 이후 약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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