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률, 3개월 만에 5%대 기록…전월 대비 0.1% 감소
국제유가 하락 등 물가 상승률 둔화 이끌어
추경호 “올해 하반기부터 물가 하락세 예상”

▲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협력업체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협력업체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7%로 나타나면서 ‘물가 정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62로 전년동월 대비 5.7% 상승했으며, 전월에 비해 0.1% 감소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개월 만에 5%대로 내려앉았고, 전월대비 물가 상승률은 2020년 11월 이후 2년여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전년동월 대비 3.7% 오른 뒤 3월(4.1%), 4월(4.8%), 5월(5.4%) 등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지난 6월(6.0%) 7월(6.3%)엔 6%대로 올라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물가 상승세 둔화를 이끌었다.

품목별로 보면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19.7% 올라 6월(39.6%), 7월(35.1%) 대비 오름세가 둔화됐지만, 농축수산물 가격은 채소류 가격 급등에 7.0% 올라 7월(7.1%)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했지만 석유류 가격이 오름세가 크게 둔화하면서 전체 물가 상승 폭이 비교적 많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로 나타면서 ‘물가 정점’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연구실장은 "물가는 7월(6.3%)에 정점을 찍은 것 같다"며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 폭이 커서 생각보다 물가가 더 빨리 안정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1일 "추석 지나며 서서히 물가 오름세가 주춤해지고 9월, 또는 늦어도 10월에는 물가가 정점을 찍고 서서히 하락세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5%대 물가를 볼 날이 머지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다만 석유수출국기구 OPEC과 비 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의 원유 생산 감산 우려를 비롯해 러·우크라 전쟁 등 변수가 남아 있어 ‘물가 정점’은 섣부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어 심의관은 “OPEC+의 감산 가능성이나 우크라이나 사태의 전개 양상을 비롯해 환율 요인, 태풍 등에 따라서 물가동향 추이가 반전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에 불안 요인은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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