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자 2년마다 30%’ 평생할인 기아 노조 뭇매
“노조 혜택 비용이 일반 소비자에 전가…억울하다”

주노총 금속노조가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현대기아차 차별철폐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2022.08.24. /뉴시스
주노총 금속노조가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현대기아차 차별철폐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2022.08.24. /뉴시스

[위클리오늘=장우영 기자] 기아 노조원들이 장기 근속자에 대한 신차 구입 할인을 75세까지 제공하겠다는 회사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에 따른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기아 노조)가 2022년 기아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지난 2일 진행한 결과 최종 부결됐다.

임금안 1만5130명(58.7%) 찬성에도 불구, 퇴직자 차량 구매 할인 제도 조정안이 쟁점이 된 단협안은 찬성 1만795명(41.9%), 반대 1만4839명(57.6%)으로 최종 부결됐다.

기아는 25년 이상 근무한 사원은 명예 사원증을 지급받고 평생동안 2년에 한 번 자사 차량 구매시 30% 할인을 받는다.

사측은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연령을 만 75세까지로 제한하고 주기도 3년으로 조정하자 했다. 통상적으로 퇴사자에 대한 혜택이 현대차그룹처럼 상대적으로 큰 곳이 없는데도 노조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에 자동차 업계와 소비자들이 기아 노조에 대해 강한 불만이 섞인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0%라는 할인은 사실상 손익점 이하 수준에서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퇴직자에게 큰 폭의 할인도 문제지만, 이를 평생동안 제공하는 것은 결국 퇴직 노동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비용이 선량한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전가되므로 큰 문제가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의 이익률은 테슬라를 제외하면 10% 안팎"이라며 "30% 할인한 가격으로 신차를 파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 손해"라고 지적했다.

한 보도에 따르면, 40대 남성 A씨는 "평생동안 2년에 한번이면 퇴사자 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 친지까지 퇴사자 명의로 신차를 할인받아 구매해 타고다닐 수 있다"며 "이런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일반 소비자 아니냐"라고 했다.

실제로 직원가로 저렴하게 신차를 샀다가 2~3년 뒤 중고차로 팔면, 감가상각을 고려해도 이득이 훨씬 크다.

70대 남성 B씨는 "전기차 시대로 바뀌면 차 고장도 잘 안난다는데 이러면 중고차 가격도 비쌀 것 아니냐"라며 "그동안 차 가격에 노조원들에 제공되는 혜택까지 포함됐을 것을 생각하니 억울하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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