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10월 하루 원유 생산량 10만배럴 감산…지난 8월 수준 회귀
국제유가 하락, 미국에 대한 견제 등 감산 합의 이끌어
증권가 연구원 “이번 감산 규모 적어…유가 급등 가능성 낮아”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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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 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다음 달 원유 감산에 합의했다.

OPEC+는 5일(현지시간) 월례 회의 후 성명을 통해 “10월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이달보다 1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를 통해 OPEC+ 산유국의 원유 생산량은 지난 8월 수준(하루 4385만배럴)으로 다시 줄게 됐다.

앞서 OPEC+는 지난달 회의에서 9월 하루 원유 생산량을 10만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번 OPEC+의 감산 배경으로는 ▲국제유가 하락 대응 ▲미국에 대한 견제 등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두바이유 가격이 전달 대비 8.26% 하락하고,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 현물 가격은 10.21% 내리는 등 국제유가는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달 "최근 원유 선물 가격이 기본적인 수요와 공급의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못해 원유 가격 안정성을 떨어뜨렸다"며 “향후 OPEC+는 언제든 생산량을 줄일 수 있다”고 감산을 예고했다.

이날 OPEC+의 감산 이후 10월물 WTI과 11월물 브렌트유 가격이 각각 전 거래일 대비 2.3%, 2.92% 상승하는 등 국제유가는 소폭 반등했다.

아울러 미국이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협상 타결을 통해 원유 공급량 증가를 노리고 있는 점을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JCPOA 복원협상은 미국·이란 간 최종 합의 조율에 들어간 상태로, 향후 JCPOA 복원협상이 타결돼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풀리면 이란산 원유가 국제 석유시장에 풀려 하루 약 100만배럴 이상의 증산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시장 분석기업 엔베루스의 빌 패런 프라이스 석유가스 부문 연구소장은 "이번 감산조치는 정치적인 측면이 있다"며 "사우디는 JCPOA 복원협상 타결에 나서는 미국에게, 러시아는 서방의 대러제재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고 싶어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OPEC+의 감산 합의가 국제 원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키움증권 심수빈 연구원은 "OPEC+의 감산 규모는 9월 증산량을 되돌리는 수준“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감산 결정이 가파른 유가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프라이스 연구소장은 "이번 감산량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지만 OPEC+가 원유 가격을 지켜보고 있다는 신호를 준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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