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호 대표·기자

[위클리오늘=임종호 기자] 25일 만에 박근혜 대통령의 3차담화가 나왔지만 대통령의 상황인식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이미 앞선 2차례의 담화를 통해 드러난 대통령의 상황인식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이번 발표의 경우 국회의 탄핵을 코앞에 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져 기대가 없던 것도 아니었다.

특히 발표 전날에는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을 비롯한 다수 정치원로들이 ‘명예로운 퇴진’을 제안해 일부언론에서는 전격적인 ‘하야발표’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상황인식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채 성난 국민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날 담화를 요약하면 ‘나는 정치인생 18년간 단 한 점 사심 없이 살아왔지만 이번사태에서 주변인을 잘 관리하지 못한 책임이 있으니 향후 임기단축을 포함해 국회가 의견을 주면 그것에 따르겠다’ 것이다.

그야말로 탄식이 나오고 말았다. 일부에서는 과거 박 대통령의 말을 빚 대 ‘여러분도 속고 저도 속았다’는 자조적인 의견도 나왔다.

이 때문에 국내언론은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일제히 부정적인 보도를 쏟아 내기 시작했고 해외 언론도 싸늘한 입장을 보이기는 매 한가지였다.

워싱턴포스트는 담화내용을 두고 ‘탄핵절차를 중단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을, 뉴욕타임스는 “한국은 몇 개월간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 살아야 한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유가 어떻든간에 촛불민심을 외면한 대통령의 궤변에 국민은 또 다시 아연실색했다.

일각에서는 대한민국 국격을 위해 대통령이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이는 대통령의 상황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미 대한민국은 대통령으로 인해 크게 국격을 손상당했고 국민들의 얼굴에는 일상에서 조차 창피함으로 가득하다.

그나마 위안은 수백만의 국민이 연이어 보여주고 있는 평화로운 ‘대통령 퇴진운동’이다. 유례없던 성숙한 평화집회는 아이러니하게도 대통령이 추락시킨 국격을 다시 세우고 있다.

실제로 해외 언론은 대한민국 대통령의 일탈은 국민의 수치였지만 최근 보여준 대한민국 국민의 성숙함은 ‘왜 대한민국인가를 보여주고 있다’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이제 담화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고 국민의 한사람으로 엄중하게 말한다. 대국민담화에서 밝힌 바처럼 ‘한 점의 사심도 없이 살아왔다’면 정치공학적 사고에서 벗어나 한 점의 사심 없이 물러나라.

그 것만이 실패했더라도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을 섬길 수 있는 마지막 공인으로서의 자세이자 명예로운 선택이다.

더이상 국정혼란을 핑계로 상황을 호도하지말길 당부한다. 끝으로 '역사는 정치가의 궤변을 정당함으로 기록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할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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