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이날부터 소수점 거래 서비스 순차적 시행
소액투자자에 대한 접근성 개선 등 투자자 유입 효과 기대
국내증시 ‘황제주’ 전무…소수점 거래 효과 떨어져

▲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뉴시스
▲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오늘부터 국내주식에 대한 소수점 거래가 시작되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생겼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6일부터 KB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24개 증권사는 국내주식에 대해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시행한다.

소수점 거래 서비스는 1개 주식을 온전히 매수할 필요 없이 0.1주, 0.01주 등 소수점 단위로 주식을 살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증권사가 소수점 거래 주문을 취합해 한국거래소에 직접 호가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주로 1주당 가격이 비싼 종목이 많은 해외주식에 쓰였지만, 기획재정부가 지난주 소수 단위 주식투자에 배당소득세·양도소득세를 매기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국내주식에 대해서도 적용됐다.

적은 자본으로도 비싼 주식을 살 수 있는 소수점 거래 서비스는 ▲소액투자자에 대한 시장 접근성 개선 ▲분산투자 기회 확대 ▲배당·양도세 면제 등의 장점을 갖고 있어 투자자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자 유입 효과는 거래가 축적되는 과정에서 지켜봐야 하고 이 효과가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면서 "5000원이라도 현금으로 가지고 있는 것보다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투자자들이 생길 수 있어 충분히 도입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증시가 극도의 부진을 겪으면서 1주당 가격이 100만원 이상인 ‘황제주’가 전무한 만큼 소수점 거래 서비스 효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한때 주가가 100만원을 넘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 LG생활건강, 태광산업 등 ‘황제주’의 가격은 이날 기준 모두 100만대를 밑돌고 있으며, LG생활건강의 경우 6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아울러 ▲국내증시에 대한 부정적 전망 ▲증권사별로 상이한 소수점 거래 기준 ▲의결권 부재 등도 소수점 거래 서비스 효과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황 연구위원은 "즉각적인 투자자 유입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주가 조정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주식 거래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 제도 도입이 된다고 하더라도 주식 보유 증가속도는 다소 완만한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소수점 거래 서비스 시작에도 전거래일 대비 1.28% 떨어진 2260.80에 거래를 시작해 연중 최저점을 경신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