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주가는 26일 종가 기준 2만2450원으로 전날보다 4.47% 하락했다. 이는 이달 13일 최고가였던 4만1600원의 절반 수준이다. (사진=현대바이오)
최근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주가는 26일 종가 기준 2만2450원으로 전날보다 4.47% 하락했다. 이는 이달 13일 최고가였던 4만1600원의 절반 수준이다. (사진=현대바이오)

[위클리오늘=김인환 기자] 최근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주가는 26일 종가 기준 2만2450원으로 전날보다 4.47% 하락했다. 이는 이달 13일 최고가였던 4만1600원의 절반 수준이다.

최근 현대바이오는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이슈를 집중 부각시키면서 논란에 중심에 섰다.

지난 13일에는 ‘CP-COV03(제품명 제프티)’의 임상시험에 속도를 낸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데 이어 19일에는 미국 긴급사용승인 신청과 임상 업무를 진행할 전담법인 '현대바이오 USA'를 버지니아주에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또 22일에는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기 위해 국내 인허가 대행업체 메디팁과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반적으로 이런 호재가 있을 경우 주가는 급등하기 마련이지만 유달리 현대바이오는 맥을 못추고 있다.

이는 지난 5월 CP-COV03를 ‘원숭이두창’ 치료제로 미국식품의약국(FDA)에 패스트 트랙(fast track)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던 상황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당시 호재에 주가는 10% 넘게 급등했다가 곧바로 추락하며 ‘인위적 주가 부양’ 논란이 일었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적 ‘엔데믹’ 상황에서 코로나 치료제 개발은 크게 의미가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임상시험에서도 속도를 내지 못하자 주주들은 갖은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현대바이오가 최대주주인 씨앤팜의 ‘먹잇감’이라는 의혹이 대표적이다.

현대바이오의 지분은 씨앤팜 12.52%, 이어 김연진 이사 0.48%, 오상기 대표이사가 0.06%로 각각 2, 3대 주주에 올라있다.

다시 씨앤팜은 김연진 58.24%, 땡큐비타민씨코리아 19.14%, 최진호 10.25% 순이다.

땡큐비타민씨코리아는 공개된 기업정보가 없어 자세한 파악은 힘들지만 씨앤팜이 2013년 경찰의날 기념행사에서 ‘땡큐 폴리스맨, 땡큐 비타민C’라는 슬로건을 내건 바 있어 일각에서는 특수관계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3대 주주인 최진호 교수는 이화여대 석좌교수로 화학 분야의 전문가다.

현대바이오는 2000년 현대전자에서 분사돼 IT사업에 주력하다가 2018년 화장품사업으로 전환했는데 이때 최 교수가 특허를 보유한 ‘비타브리드’를 활용해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현대바이오는 이후 씨앤팜과 신약 개발에 나서면서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했다.

현대바이오의 실적은 2019년 매출액 300억원, 영업이익 25억원에서 이듬해 각각 125억원, -45억원에 이어 지난해 각각 92억원과 –98억원으로 추락을 거듭했다.

이런 가운데 과거 청와대 요직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윤모 씨가 공직에서 내려온 후 ‘아미로룩스’라는 바이오벤처기업을 설립했다. 김연진 이사의 남편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윤씨는 우회상장을 위해 아미노로직스을 인수했는데 당시 아미노룩스가 보유한 원천기술 덕에 액면가의 40배가 넘는 주당 40만원의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당시 아미노로직의 최대주주는 아미노룩스 17.81%, 김연진 이사 16.46%, 최 교수 9.67%, 윤모 대표 6.91% 등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이후 회사는 심각한 재정난에 허덕이며 차입금과 관련해 압류를 당하는 등 최 대표는 고소 건에 휘말리며 사임했다. 현재 최대주주는 삼오제약이다.

주주들은 “윤모 씨는 당시 회사를 상폐까지 이르게 한 인물”이라며 “현대바이오가 씨앤팜에 이용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 주주는 “씨앤팜은 현대바이오의 금고를 털어먹는 회사”라며 “비상장사인 씨앤팜 주식을 과거 정부의 한 고위공직자에게 뿌렸던 걸 보아 뭔가 의도가 개입된 게 아닌가 싶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또다른 주주는 “현대바이오는 늘 언론플레이로 장난치는 회사”라며 “지난 5월 미국 FDA에 두창치료제 승인신청예정이라는 보도로 주가 폭등 후 정리, 6월에는 두창치료제 FDA 신청계획 확정이라는 보도로 또 이득을 취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실력도 없는 자들이 또 코로나치료제 임상시험과 FDA를 들먹이는데 오늘 식역처와 언론 보도를 보니 긴급승인, 임상시험, 용역계약도 모두 허구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며 “의혹이 사실이라면, 오상기 대표는 분명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직격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들어 현대바이오 주가가 50% 수준으로 폭락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공매도 세력의 개입이 확인된 데다 회사는 뒷짐을 지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정상적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얼마 전 콜센터 측 실수로 임상시험이 중단된 것으로 오해하는 소동이 있긴 했으나 그것만으로는 최근 주가 하락의 원인을 설명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 측에서는 ‘우리는 잘하고 있다’ ‘잘하고 있다’는 대응뿐이어서 아쉽다”며 “공매도의 비중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 총자본이 600억원에 불과해 해외법인이나 임상시험에 드는 비용을 충당하기 버거운 건 사실”이라며 “회사 측은 부인하지만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발행 가능성이 큰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서동구 MTN W 위원은 26일 한 방송에서 “현대바이오가 최근 보인 흐름상 이를 회복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며 “하락세를 이용한 추가매수, 이른바 물타기는 절대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점에 올라탄 경우라면 시장이 전반적 상승 흐름을 보일 때 일정 부분 손해를 감수하고 정리하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위클리오늘>은 지난 22일 현대바이오 측에 질의하고 답변을 약속받았으나 이후 회사 측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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