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이젠 정국안정에 만전 기할 때" 한 목소리

▲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재계총수들. 왼쪽부터 최태원 SK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임종호 기자] '최순실게이트'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린 재계가 새해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내년도 사업계획조차 제대로 세우지 못해 정상 경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대내외 경제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안갯속이지만, 정국불안과 불확실성으로 경영전략 수립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것이다.

사실 재계를 짓누르는 대내외 악재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탄핵, 특검, 트럼프리스크, 미 기준금리 인상, 이탈리아의 EU 탈퇴, 국제유가급등,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내외적인 불확실성과 경영환경 악화를 야기할 변수가 부지기수다.

경영계획 수립은 고사하고 특검에 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출석한데 이어 조만간 본격화될 특검 수사를 앞두고 있어 신년 경영계획 수립은 뒷전일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의 기업이 내년도 경영계획을 확정하지 못했거나 수립 단계에 머물러 있다. 최순실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은 초읽기에 들어간 특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은 사장단 인사를 포함해 연말 경영일정을 줄줄이 연기한 상태. 매년 12월 중하순께 용인 인재개발원에서 개최하는 사장단 워크숍 일정도 잡지 못했다.

반기에 한번씩 진행하는 삼성전자 글로벌전략회의는 19~21일 일정대로 시행할 예정이지만 주요 경영계획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예전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현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르면 다음주에 해외법인장회의를 열고 판매목표 등을 결정할 계획인데,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은 해를 넘겨 신년사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한화 역시 연말까지는 힘들고 1월 중순경에나 경영전략을 내놓는다는 방침아래 준비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두산, GS, 포스코 등도 현재 각 계열사별로 내년도 경영 전략을 수립 중인데, 완료 시점은 아직 미정이다.

KT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통상적으로 12월 첫째 주에 연말 임원인사를 실시했으나 올해는 1~2주가량 늦어지고 있다.

다만 LG는 지난 1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정상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정국 혼란이 확대될 경우 그룹 전반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되자 재계의 불만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정부는 물론 정치권이 정국 안정을 적극 도모, 기업들이 경영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다.

특히 박대통령 탄핵안이 국회 가결된만큼 최종 결정은 헌법재판소에 맡기고 정치권과 정부가 합심, 국정 정상화를 위해 최대한 노력해달라는 주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국혼란이 계속되면 기업 경쟁력이 떨어져 경제적 피해가 확대되고, 결국엔 국가적으로 타격"이라며 "정부와 정치권이 경제살리기를 위한 대승적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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