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이석 아이틴교육연구소장>

[위클리오늘] 슬로베니아는 유럽 동남부 발칸반도에 있는 조그마한 국가로 인구 약 200만명, 면적 약 2만㎢로 우리나라 전라남북도를 합친 크기와 비슷하다. 정식명칭은 슬로베니아공화국(Republic of Slovenia)으로 수도는 류블랴나, 언어는 슬로베니아어를 사용하고 있다. 작은 프라하로 불리는 류블랴나는 사랑(love)을 나타내는 말로 애절한 러브 스토리를 간직한 곳으로 유명하다.

슬로베니아 교육의 특징은 전면적인 무상교육 실시다. 교육은 공공재이며 동시에 모든 국민의 평등권으로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주어져야 한다는 국가적 원칙을 세웠다. 이러한 국가이념을 청소년교육을 통해 기회평등, 남녀평등, 사회평등이라는 평등의식을 가르쳐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정책은 초,중,고 과정뿐만 아니라 대학까지 무상으로 실시하여 국민의 문맹률이 1% 이하가 되었다. 또한 평등교육을 통해 성숙된 윤리의식은 남녀노소 누구나 평등하다는 의식이 뿌리내려 여성차별이 없는 평등한 사회를 만들었다. 청소년 평등교육으로 슬로베니아는 유엔개발계획(UNDP)이 2015년 전 세계 155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성불평등지수(GII)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평등교육은 환경실천으로 이어져 환경도 공공의 산물이라는 소중함을 가르치고 있으며 EU 수도 가운데 첫 번째로 쓰레기 제로정책을 실시하는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환경정책으로 인하여 수도 류블랴나에서는 생수를 따로 사 마실 필요가 없을 정도로 깨끗한 환경을 만들었다. 학교와 시민사회의 다양한 환경정책으로 수도인 류블랴나는 ‘The European Green Capital 2016’ 환경도시로 선정되었다.

사랑(Love)을 품은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 광장 한가운데 애처로운 동상이 서있다.

낭만시인 ‘프란체 프레셰렌(France Preseren)’로 애절한 러브 스토리를 안고 있다. 그는 당시 부유한 상인의 딸 ‘율리아’와 열렬히 사랑했지만 신분차이로 인해 끝내 사랑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신분을 슬퍼하기보다는 신분차이가 없는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고 이를 자유정신으로 표현했다. 변호사로 어려운 이들을 대신하는 대변자가 되었으며, 죽는 순간까지 ‘단 한순간도 그녀를 잊은 적이 없었다’는 그의 말처럼 평등사회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작품을 통해 프랑스혁명과 계몽주의 자유정신을 표현하였으며, 그의 사상과 시는 시민 평등의식을 고취하여 범유고슬라비아 사상으로 전파되었다. 그의 정신을 표현한 시 ‘축배(Zdravljica)’는 슬로베니아 국가가 되었고, 그의 이름을 딴 광장이 생겼다. 그의 정신은 슬로베니아의 교육정책, 사회정신의 기초가 되었으며 국가적 영웅으로 추앙받게 되었다.

슬로베니아는 최근 미국 45대 대통령 당선자 도널드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의 출생국가로 잘 알려져 있다. 멜라니아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5개 언어를 대학교육을 통해 습득했으며 이를 구사한다고 알려졌다. 이는 슬로베니아의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평등교육의 정책을 단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1946년 독일의 한 학생이 제기한 ‘교육은 국민의 권리’라는 소송을 통해 유럽의 대학교육 정책은 청소년들에게 기회평등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핀란드, 아일랜드, 스웨덴, 체코, 독일, 프랑스, 덴마크,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등 많은 유럽 국가들이 대학 등록금의 국가적 지원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등록금 1천만원 시대에 사는 우리 청소년들의 고통과는 너무 먼 이야기지만 대학의 무상교육은 유럽에서는 아주 일반적인 현상이 된지 오래다. 부모의 재산 정도에 따라서 대학교육을 받지 못하는 일은 사회적 정의에 합당하지 못하다. 이 땅에 가난한 청소년으로 태어나 아르바이트로 대학등록금을 마련하느라 학업에 전념하지 못하고, 졸업 후에도 대출금의 후유증으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회적 문제점은 하루속히 해결해야 할 국가적 숙제다. 빈부의 차이에 관계없이 교육의 기회를 공평하게 제공하여 평등사회를 이룬 슬로베니아 교육철학에서 우리는 교육의 정의를 배워야 한다. <아이틴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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