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환보유액 4167.7억 달러…전달 대비 196.6억 달러 감소
원/달러 환율 급등에 외환보유액 큰 폭 감소
한은 “외환위기 당시보다 외환보유액 감소폭 작아”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14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9월 말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67억7000만 달러로, 전달(4364억3000만 달러) 대비 196억6000만 달러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 10월(-274억 달러) 이후 13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며, 지난 8월(-21억 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줄었다.

외환보유액이 급격하게 감소한 주요 원인으로는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13년 6개월 만에 1440원대를 돌파하는 등 원화 가치가 급락함에 따라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에 나선 점이 꼽혔다.

오금화 한은 국제국장은 "현재 국내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는 판단 아래 외환시장에 개입했다"며 "일본 등 주요국의 적극적인 시장개입 상황을 미뤄볼 때 국내 외환보유액 감소 규모가 큰 편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달러 강세로 인해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 감소한 점도 외환보유액 감소를 이끌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가 지난달 말 112.25로, 전달(108.77)보다 3.2% 오르면서 유로화(-2.0%), 파운드화(-4.4%), 엔화(-3.9%) 등 주요국 통화가치가 떨어졌다.

한편 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1400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외환보유액이 크게 감소하면서 ‘외환위기’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한은은 정면으로 반박했다.

오 국장은 "세계 외환보유액 순위에서 우리나라가 9위에서 8위로 올랐고, 외환당국의 외환보유액 뿐 아니라 2014년부터 순대외금융자산 보유국으로서 국내총생산(GDP)의 37%에 이르는 대외자산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환위기 당시(2008년 3월∼11월) 외환보유액이 월평균 70억∼80억 달러씩 감소했는데, 최근(2021년 10월∼2022년 9월) 감소 폭은 월평균 47억7000만 달러로 외환위기 당시보다 작다"며 "외환위기라는 표현은 현재 우리나라 경제를 묘사하는데 그다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미 통화스와프 부재 ▲높아진 한미 금리격차 확대 가능성 ▲IMF 권고치(6455억5000만 달러)보다 낮은 외환보유액 등 원/달러 환율에 대한 악재는 여전히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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