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너희들이 너무 사랑스럽단다."

"그것이 비록 일방적인 짝사랑일지라도 말이다."

[위클리오늘신문사]

▲신을 닮았네-9. 신의 짝사랑.
▲신을 닮았네-9. 신의 짝사랑.

카페 안을 한 참 서성이던 절, 신께서 부르십니다.

 

"잠시 이리 않거라."

 

"네..."

 

"무슨 고민이 있느냐?"

 

"아니요... 뭐."

 

"별로!"

"흠!"

"너의 얼굴에 다 쓰여 있는데도, 날 속일 생각이냐!"

 

"아니요!"

"제가 어떻게 감히요."

 

"넌 예전에도 호기심이 가장 많은 빛이었지, 오죽하면 다른 빛들이 나에게 찾아와 하소연을 했겠느냐!"

"네가 떠난 후론, 다른 빛들이 잔치를 열고, 하늘나라가 더욱 평화로워졌느니라."

"하하하하!"

 

"끙...,"

"실은요 잘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있어서요."

 

"그래!"

"그것이 무엇이냐?"

 

"인간들에게 허락한 자유 의지를 왜 루시 엘 같은 천사들에겐 주시지 않은 거죠?

만약, 그에게도 주었다면 루시 엘의 변심도 그로 인한 세상의 혼란도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요."

 

"그건 말이다."

"처음부터 창조의 목적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란다."

 

"창조의 목적이라뇨?"

 

"내가 세상 만물을 창조하고 천사들을 만든 이유는 세상의 균형과 질서를 유지하고, 너희를 보호하기 위해서였지."

"그들은 나의 명령을 절대적으로 따라야 하는 존재들이었단다."

"만약 천사들에게 자유의지를 허락하여, 그들이 나의 뜻과는 다르게 움직인다면 세상은 더욱 혼란해질 테니 말이다."

"다시 말하면 그들은 하늘나라의 군인이고 너희는 하늘나라의 시민이란다."

"군인은 나라와 시민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

"결국, 루시 엘이 나에게 원했던 자유 의지는 그런 의무를 저버릴 수 있는 명령 거부권과 같은 것이었단다."

"그래서 내가 천사들에게 그것을 허락을 하지 않은 것이었지."

 

신의 말씀에 그동안의 의문이 풀립니다.

아마도 신께선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그 후의 결과들까지 이미 알고 계실 것입니다.

루시 엘의 변심과 그의 마지막 결말까지도 말입니다.

머리 위로 신의 나지막한 음성이 들려옵니다.

 

"난 너희들이 너무 사랑스럽단다."

"그것이 비록 일방적인 짝사랑일지라도 말이다."

 

▲이태완 작가
▲이태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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