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거기 너!“
”이리 와봐“
”너 한 번 더 죽고 싶냐?“

[위클리오늘신문사] 

▲신을 닮았네- 14. 신의 트레이닝. (일러스트=이하연)
▲신을 닮았네- 14. 신의 트레이닝. (일러스트=이하연)

오늘도 전 이른 새벽 시간에 일어나 호수 주변을 산책하고 있습니다.

동이 트려면 아직 멀었으니 분명 이곳엔 저 말고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호수 주변을 기분 좋게 걷다 문득 밤하늘을 바라봅니다.

순간 작은 별똥별이 꼬리를 흔들며 머리 위로 사라집니다.

 

아!

이 얼마나 신비로운 세상인가?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이 저의 심장 고동소리에 맞추어 숨을 쉬는 듯합니다.

 

"그래!"

"우주의 고동이 느껴지는 심장이라면 넌 더욱 더 성장할 수 있단다"

 

”앗“!

”깜짝이야!“

 

신께서 제 옆에 서 계십니다.

 

”아니!“

”이 시간에 여긴 웬일이세요?“

 

신께서 씩 웃으며 말하십니다.

 

”웬일이긴!“

”내가 만든 아름다운 세상에서 산책하고 있지 않느냐?“

”참 좋구나!“

”어둠은 어둠대로 빛은 빗대로.“

”내가 만든 세상이지만 난 참 재주도 좋아!“

”하하하하“

 

저의 지나친 자기애는 신에게서 물려받은 것이 분명합니다.

 

어렸을 적에 전 악몽에 자주 시달렸습니다.

전 그것이 그저 꿈인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전 어느 날 밤, 저의 눈을 선명하게 가득 채우는 이 세상에서는 없어야 하는 존재들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깡마르고 어둠처럼 검었으며, 귀와 손톱은 뾰족하고, 눈과 입이 쭉 찢어져 붉은빛을 토해내고 있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도깨비나 예쁜 처녀귀신?

그런 건 낭만적인 것이었습니다.

전 열여덟 살 무렵부터 근 2년간을 이 흉측한 것들과 치열하게 싸워야 했습니다.

황혼이 지나고 밤이 오면 그것들은 어김없이 나타나 저를 괴롭혔고 새벽까지 사투를 벌여야 했습니다.

전 피골이 상접해져 갔습니다.

두 눈은 총기가 사라지고 쾡 했으며 학업도 정상적으로 이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전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들 제가 미쳤다고 생각할 테니 말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전 그 흉측한 존재들이 저에게 찾아오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전 오기가 발동해 그것들과 더욱 죽기 살기로 싸웠고 어느 날 그것들을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치고받고 싸우면서 머리끄덩이도 많이 잡혔지만 말입니다.

전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 존재들의 정체가 귀신을 부리는 악마들 중의 한 부류였고, 그것들이 나를 괴롭힌 건 세상을 스스로 마감케 하려는 목적이었다는 걸.

그 존재들은 그렇게 세상을 돌아다니며 이 땅에서 쓰임 받을 만한 빛들을 찾아가 괴롭혔고 결국 그들을 정신 이상자나 폐인으로 만든다는 걸 말입니다.

어쨌든 전 그 존재들과 치열하게 싸워 이겼으며, 그 이후부터 그것들은 제 앞엔 얼씬도 거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후, 전 제 앞에 가끔 나타나 얼쩡거리는 조무래기 같은 것들에겐 오히려 협박을 하게 되었답니다.

 

”야!“

”거기 너!“

”이리 와봐.“

”너 한 번 더 죽고 싶냐?“

 

그러고 보니 저의 삶은 영적인 전쟁터였던 것 같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이단 종교와도 치열하게 싸워왔으니 말입니다.

근데 신은 제가 겪은 것들을 아실까요?

궁금해집니다.

 

”혹시 아시나요?“

”제가 지금까지 어떤 것들과 싸워왔는지!“

 

”그럼!“

”당연히 알다마다“

”넌 내가 하늘나라에서도 유명하다고 하지 않았느냐?“

”네가 신천지 강사들과 싸워 그들을 굴복시키고 나의 빛 조각을 그곳에서 구해 나올 땐, 다들 기뻐 환호성을 질렀단다“

”그때 넌 그들의 위세에도 주눅 들지 않고 용감하게 말했지!“

”당신들은 비겁하다고!“

”신을 사랑하는 순간 천국은 그저 얻어지는 부산물일 뿐이고“

”영생과 재물이 신을 믿는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며,

그걸 더더욱 사람들에게 팔아서도 안 된다고 말이지“

”그땐 다들 하늘나라에서 손뼉 치고 난리도 아니었단다”

“하하하 ”

 

“그럼!”

“그때 분위기가 얼마나 살벌했는지도 아셨겠네요?”

 

“그래서 내가 널 어릴 적부터 그렇게 단련시키지 않았더냐!”

 

“어!”

“그럼 그 시꺼먼 것들도 일부러 보내신 건가요?”

 

“아니!”

“그것들은 내가 보낸 게 아니란다”

“그건 루시 엘이 보내었지!”

“다만 난 모른 척했을 뿐이란다”

 

신이 또 얄미워졌다.

말리지는 못할망정 모른 척하다니!

내가 그것들 때문에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들었는데!

 

“대체 저한테 왜 그러셨는데요!”

“제가 미우신건가요?”

 

“그럴리가 있겠느냐!”

“난 정말 널 아끼고 사랑한단다”

“사실은 조금은 걱정하기도 했단다”

“네가 그것들에게 굴복할까 봐 말이다”

“그것들이 보통 집요해야 말이지!”

“그러나 난 너를 믿었단다”

“그렇게 고통을 이겨 낸 넌 이제 그 누구 앞에서도 담담하지 않더냐?”

“세상의 권력자들 앞에서도 말이다”

“그것이 다 나의 오래된 트레이닝 덕분이란다”

“하하하하”

 

신은 분명히 절 약 올리기 위해 이곳에 오신 것이 확실합니다.

▲이태완 작가.
▲이태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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